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야구 대표팀이 2일 대만과 벌인 조별 예선 B조 2차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날 중국 저장성 샤오싱 스포츠 센터 야구장에서 대만에 0대4로 패배했다. 대회 4연패(連覇) 도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표팀 타선은 대만 좌완 선발 투수 린위민(20)에게 꽁꽁 틀어막혔다. 린위민은 MLB(미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 산하 마이너리그에 소속된 유망주로, 싱글A와 더블A를 오가며 6승 5패, 평균 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린위민은 이날 한국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속 140km대 중후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커브에 한국 타자들은 평범한 땅볼을 때리기 일쑤였다.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2회초 2사 2·3루에서 김성윤이 내야 안타성 타구를 때렸는데, 공보다 1루 베이스에 먼저 도착하고도 아웃이 선언돼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구원 투수 공략에도 실패했다. 린위민에 이어 등판한 구린위양(23·퉁이)도 한국 타선을 2이닝 1피안타로 제압했다. 8회초 2사 후 노시환(23·한화)이 2루타를 때리며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강백호(24·KT)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9회초엔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더블A팀에서 뛰는 류즈롱(24)이 올라와 안타 1개를 허용했으나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 선발 투수 문동주(20·한화)는 4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말 대만 쩡종저(22)에게 2루타, 린안커(26)에게 3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4회말 2사 1·3루에서 폭투를 범해 두 번째 실점을 했다. 문동주 뒤에 등판한 박세웅(28·롯데), 최지민(20·KIA), 박영현(20·KT)이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으나 8회말 등판한 고우석(25·LG)가 2점을 더 내줬다. 그는 2루타와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2사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린즈하오(21)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전날 홍콩에 10대0으로 승리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3일 태국과 조별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태국을 상대로는 손쉬운 승리가 예상돼 조 1·2위가 오르는 수퍼라운드 진출에는 무리가 없다. 수퍼라운드에 오르면 A조 1·2위 팀과 한 차례씩 맞붙은 성적과 조별 예선에서 조1·2위간 경기 성적을 더해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즉, 이날 대만에게 지면서 떠안은 1패를 가지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선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을 상대로 수퍼라운드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