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 못하면 정부가 대주주 등극
이를 두고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촌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기업은 섹스파티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구축을 명분으로 내세워 지원을 이끌어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미국 CNN, CNBC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에서 회원제 섹스파티를 개최하는 '킬링 키튼즈(Killing Kittens)'는 영국 정부가 만든 미래기금(Future Fund)으로부터 대출 17만파운드를 유치했다.
미래기금은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자 설립했다. 제3자로부터 동일한 금액을 매칭 펀드 형태로 유치하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다면 미래기금이 해당 기업에 최대 500만파운드를 대출해준다. 현재 800여곳이 모두 5억파운드 이상을 지원 받았다.
미래기금의 지원은 해당 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킬링 키튼즈가 대출을 상환하지 않으면 영국 정부는 이 업체의 지분 1.47%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야기한 놀라운 부작용 중 하나라고 촌평했다.
이와 관련해 킬링 키튼즈 최고경영자(CEO)인 엠마 사일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홈페이지 접속량이 330% 증가했다면서 영국 납세자의 돈은 섹스파티가 아닌 앱 개발과 SNS 구축 등 혁신에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벤트 기반 기업에서 섹스테크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도 했다.
킬링 키튼스는 지난 2005년 '여성의 쾌락 추구'를 주창하며 설립됐다. 미혼 여성과 부부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회원을 대상으로 미국과 영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섹스파티를 개최한다. 전 세계 12개국에 회원 18만명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킬링 키튼즈를 회원제 섹스클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영국 정부와 기금 운용 주최인 국영 브리티시비즈니스뱅크 측은 독립적인 민간 선정위원회가 상업적 기준에 따라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고 해명했다. 브리티시비즈니스뱅크 대변인은 "대출 결정은 독립적인 기금 관리자와 상업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클라우드펀딩 플랫폼 등 다른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했다.
킬링 키튼스에 미래기금과 함께 자금을 지원한 영국 클라우드펀딩 플랫폼 시더스의 대변인은 "우리는 성인간 합의된 활동에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무엇에 투자하느냐는 투자자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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