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주최 측이 예상한 2만5000여명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2000여명의 함성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다.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한민국"을 외쳤다. 수천 명이 외친 함성은 300m가량 떨어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들렸다. 일회용 우의를 입은 응원단의 머리는 이미 다 젖어 내렸지만 빗방울도 응원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다음날 출근·등교를 해야 하지만 붉은악마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장민준(12), 장윤서(10) 남매는 대전에서 부모님 차를 타고 광화문까지 왔다. 이들은 "비 오는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와 신난다"며 "손흥민이 한 골을 넣고 2대 0으로 이기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다음날 출근할 때 피곤함은 감수하겠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최모씨(45)는 광화문 인근 사무실에서 퇴근한 후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토스트로 허기를 달랬다. 최씨는 "내가 응원해 우리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다면 이까짓 비가 대수겠나"라고 했다.
이날 붉은악마들 관심은 부상당한 대표팀 선수들 출전 여부였다. 직장인 배모씨(28)는 "가나전 선수들이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김민재 선수가 꼭 출전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이태원 참사'가 난 후 두번째 거리 응원이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기동대 12개 부대, 특공대 20명 등 경찰 900여명을 투입해 혹시 모를 인파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저체온증 등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 있도록 난로가 설치된 '임시대피소'를 마련했다. 이날 지하철 1·2·3·5호선을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상·하선 2회씩 총 16회 증회 운행한다. 막차 시간은 종착역 도착기준 익일 오전 1시로 평소와 동일하다. 광화문 경유 46개 시내버스 노선 막차 시간은 광화문 출발 기준 오전 0시30분으로 연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