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서 뜨거운 물이 콸콸···연대 기숙사 ‘물벼락’에 웬 남녀차별?

입력
수정2023.01.25. 오후 5:10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남학생 전용 무악1학사서 물난리
새벽에 3개 호실 학생 대피 소동
“여학생 학사와 시설 차이 심해”
男 기숙사 학생들 불만 쏟아내


20일 연세대 무악1학사의 수도가 터져 물이 방안으로 들이치고 있다. [자료=제보자 제공영상 캡쳐]


연세대학교 남학생 기숙사의 라디에이터 수도관이 터져 3개 호실의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5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0일 오전 5시 연세대학교 무악 1학사 라디에이터의 수도관이 터져 뜨거운 물이 기숙사 방안으로 들이쳤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영상을 올린 연세대 재학생 김 모 씨는 “자다가 이불 위에 물이 떨어졌는데 뜨거워서 빠르게 탈출했다”며 “방에 맨발로 10초 이상 있기 힘든 온도였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뜨거운 물이 방안으로 쏟아지며 열기로 인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물이 자칫 얼굴로 떨어졌다면 더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김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숙사 방문을 바로 열었다”며 “뜨거운 물이 계단을 타고 내려가 2층과 3층도 침수돼 학생들이 방을 옮기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 씨의 빠른 조치로 화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옷가지와 물건들이 젖어 학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무악 1학사 입주를 앞둔 재학생 이 모 씨는 “무악 1학사는 기숙사 중 유일하게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는 곳”이라며 “한 학기에 기숙사비가 84만원으로 자취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최소한의 안전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무악 1학사의 시설이 낙후돼 학생들의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여학생 기숙사인 무악 2학사와의 시설 차이로 남녀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무악 1학사는 1989년 10월 완공된 이후 2014년 리모델링을 했고 무악 2학사는 1993년 5월 완공된 이후 2017년 리모델링을 했다. 이 과정에서 무악 1학사가 2학사에 비해 리모델링 수준 차이가 나 학생들의 불만이 나온다.

공동 생활관인 무악 3학사는 남학생들에게 지하층을 배정해 차별적이라는 주장도 지난해 나왔다. 학생들은 2021년 리모델링을 한 무악 4학사의 경우 여자 대학원생만을 모집해 남학생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세대 생활관은 2022년 하반기에 4학사 B동을 남녀 대학원생 동으로 전환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2023년 1학기 무악 4학사 생활관생은 여자 대학원생만 모집했다.

2020년 연세대를 졸업한 정 모씨도 “무악 1학사의 시설이 노후화 되었다는 얘기는 익히들어 안다”며 “사달이 난 만큼 다른 곳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공평하게 처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생활관 관계자는 “2023년 2월초 무악 1학사는 형광등과 블라인드 등 환경개선 공사를 시작으로 리모델링 작업을 준비중에 있다”며 “무악 3학사의 경우 공용 화장실을 층별로 구분했을 뿐 남학생이라 지하층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