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올랐다고 일찍 가래요”…최저임금 1만원 시대, 사장도 알바생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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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3.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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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들은 ‘몸테크’ 뛰어들고
알바생은 근무시간 줄어들어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최저임금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처음 열리면서 자영업자들과 시간제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인상률이지만, 소비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55)는 “작년에도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편의점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었다”라며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려도 실제 지갑에 꽂히는 돈은 200만원이 안 됐다. 이렇게 고생할 바에야 점포를 접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을 8시간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8만240원이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유급 주휴시간 포함) 근무 시 월급은 209만6270원에 이른다.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 ‘차라리 사업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뛰겠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 모씨(52)는 새해부터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시급을 올려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직원 3명을 두고 있는 박씨는 “최저시급이 많이 안 올랐다는 걸 안다”면서도 “큰돈은 아니지만 그것마저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는 박씨는 “알바생들에게도 부족하겠지만 이런 돈도 흔쾌히 올려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되면서 직원들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편의점에서 평일 저녁 시간대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던 백지원 씨(27)는 “지난주부터 근무시간이 한 시간 줄었다. 사장이 한 시간 일찍 나와 교대하기로 했다”라며 “원래도 받는 돈이 많지 않았는데 더욱 줄었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최저임금과 연동된 다른 비용들도 덩달아 올라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월 60시간 이상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둘 경우,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보험료도 함께 올라간다. 8시간의 임금을 지급하는 주휴수당 역시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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