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까지 연일 잼버리 대회 관련 공식 논평을 내며 여가부의 책임을 지적하면서도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대한 사퇴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파행으로 점철된 잼버리 대회, 김 장관이 ‘다 있다’던 대책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8일 박성준 대변인), “성공적 개최를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여가부 장관 등은 모두 어디 갔느냐”(7일 강선우 원내대변인),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는 일을 안 하는 게 목표라서 그런 것이냐”(6일 홍성국 대변인) 등 모두 다른 사안에 비해 논평의 수위가 약하다는 게 당 안팎의 주된 평가다. 민주당이 그간 원희룡(국토교통부)·이상민(행정안전부)·이주호(교육부)·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한동훈(법무부) 장관 등 윤 정부 출범 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퇴를 촉구했던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그 이면에는 정부·여당이 이번 잼버리 파행의 책임으로 장관 사퇴를 빌미 삼아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를 들고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장관 사퇴를 주장해 김 장관이 해임될 경우 여가부 폐지 논의로 자연스럽게 옮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여권 일각에서는 여가부 폐지의 포석으로 “야당의 여가부 ‘때리기’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시민 사회에서 김 장관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사퇴’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딜레마에 처한 이유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위기를 맞았는데도 국회에선 전·현 정권 책임 공방에 이어 여가부 폐지를 둔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