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미리家' 투자했던 '보타바이오' 주가의 타임라인[손엄지의 주식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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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11.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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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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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미리家 투자 후 보타바이오 주가는 1년 새 8배 상승
견미리 남편 이 씨, 보타바이오 주가 조작 관련 대법원 판결 기다리는 중
배우 견미리/bnt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배우 견미리 씨 남편 이홍헌 씨가 '보타바이오' 주가 조작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그들이 진짜 주가 조작을 했는지, 안 했는지가 궁금할 텐데요. 일단 1심 법원에서는 유죄가 인정됐고, 2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습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4년째 미뤄지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이 남은 상황에서 제가 유·무죄를 이야기하는 건 무리겠죠. 대신 보타바이오 주가의 타임라인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보타바이오의 이전 사명인 아이디엔은 2014년 10월27일 기준으로 1600원대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시총은 200억원 수준의 아주 작은 회사였고요. 하지만 주가가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11월3일에는 2485원까지 올랐습니다. 거래소는 '최근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습니다.

당시 주가 상승 재료는 배우 견미리 씨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었습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견미리 씨와 그의 딸 이유비(이유진) 씨는 주당 1750원에 아이디엔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11월27일 주가는 5000원이 됐습니다. 불과 한 달 새 주가가 3배 넘게 오른 것입니다.

이후 아이디엔은 '보타메디'라는 의약품 회사의 주식을 일부 취득하면서 사명을 보타바이오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견미리 씨는 보타바이오 주식 95만주(지분 4.43%)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고, 이유비는 5만7142주(0.27%)를 가지게 됐습니다. 견미리 씨의 배우자 이홍헌 씨는 사내이사로 취임하면서 스톡옵션으로 40만주(1.87%)를 받았고요.

견미리 씨는 본인이 2007년부터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용산 리첸시아 펜트하우스)을 현물출자하며 주식을 가져갔습니다. 당시 부동산의 가격은 약 14억3000만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최근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던 부실한 회사에 본인의 부동산과 딸의 자금을 합쳐 18억원에 가까운 돈을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이후 주가는 끊임없이 올랐습니다. 2015년 3월 견미리 씨는 또다시 유상증자에 참여해 18만3262주를 주당 3274원에 취득합니다. 그리고 2015년 4월7일 주가는 1만485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때 주가 상승의 재료는 '한국인스팜'이라는 한의약품제조회사의 구주를 취득해 신규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드림스킨코리아, 씨엠엑스 등 화장품 회사를 잇달아 사들이며 주가는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회사의 재무상태는 크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2015년 8월 운영자금 명목으로 단기차입금을 늘렸고, 인수한 회사 간 금전거래 공시가 늘어나게 됩니다. 2015년 8월26일 6870원으로 내려옵니다.

회사는 연말에 아주 큰 공시를 내놓는데요. 236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제3자는 칭다그룹이었고, 유상증자와 동시에 최대주주가 바뀌는 상황이었습니다. 주가는 다시 1만원을 넘어섭니다.

사실 이같은 흐름은 전형적인 부실기업의 수명연장 방식으로 거론됩니다. 경영권 확보 또는 투자 유치 등으로 주가를 띄운 후 유상증자 결의를 취소하거나 납입을 미루는 식이죠.


실제 보타바이오는 2015년 12월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지만, 유상증자 납입일을 2016년 1월 20일에서 2월 29일로 바꿨다가 다시 4월 29일로 2개월을 연기했습니다. 결국 최종 납입일에 유상증자 결렬을 공시했고, 이에 따라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거래가 하루 동안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보타바이오의 주가는 계속 내렸습니다. 유상증자 취소를 공시했던 2016년 4월29일 주가는 4185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어 6월21일에는 이홍헌 씨의 임원사임으로 인해 견미리, 이유비의 특별관계가 해소됐다는 공시가 나왔습니다. 이후 그들의 지분 변동 내역은 알 수 없지만 특별관계자 해소 후 주식을 팔았다면 약 40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당 1750원에 얻은 주식이 그래도 5000원대로 오른 상황이었으니까요.

주식을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작전세력의 주가 흐름이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동전주에 불과했던 종목에 지분 4% 수준을 획득하고 새로운 최대주주가 들어옵니다. 심지어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던 회사에 말이죠. 끊임없이 인수합병 소식을 내놓으며 주가를 띄웁니다. 회사의 재무상태가 거의 바닥날 때쯤 또다시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바뀝니다. 하지만 유상증자가 실패했고, 공시는 번복이 됐습니다. 당시 회사 임원들은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고요.

법원이 보고 있는 주가 조작 기간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입니다. 견미리 가족이 회사에 손을 대고, 뗀 시기와 일치합니다. 또 한동훈 장관의 장인인 진형구 변호사가 해당 회사에 사외이사로 일하던 시기(2014년 11월~2016년 7월)와도 같습니다.

금융 범죄는 대부분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기 때문에 유죄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이홍헌 씨는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신주를 고가에 매각할 목적으로 주가를 조작해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2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2019년 항소심을 통해 허위사실 공시를 통한 주가 조작이라 보기 힘들고, 기업의 회생을 위해 노력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았습니다.

이후 보타바이오는 카테아, 위너지스로 계속 사명을 변경하고, 대표를 수차례 바꾸며 거래가 되어왔지만 감사의견거절을 받으며 결국 2018년 10월11일 상장폐지 됐습니다. 한때 1만4850원까지 올랐던 기업의 마지막 거래 가격은 104원이었습니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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