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차제〉는 후기 인도불교의 유가행중관파에 속하는 대학자인 까말라실라의 저작이다. 유가행중관파는 까말라실라와 그의 스승인 산따락시따에 의해 대표되는 데, 수행론에 관한 한 유가행파의 관법을 계승하면서 궁극적인 것의 해석에 있어서는 중관의 해석을 따르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본서는 불교 수행법의 정수인 지·관의 수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승불교 수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티벳의 불교 수용사에서 삼얘의 종론으로 상징되는 인도불교와 중국불교의 논쟁은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는데, 인도불교를 대변해 종론에 참여한 까말라실라의 관점이 여기에 표현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티벳불교가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사상사적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일독을 권한다. 안성두│서울대 철학과 교수
〈수습차제〉는 후기 인도불교의 유가행중관파에 속하는 대학자인 까말라실라의 저작이다. 유가행중관파는 까말라실라와 그의 스승인 산따락시따에 의해 대표되는 데, 수행론에 관한 한 유가행파의 관법을 계승하면서 궁극적인 것의 해석에 있어서는 중관의 해석을 따르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본서는 불교 수행법의 정수인 지·관의 수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승불교 수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티벳의 불교 수용사에서 삼얘의 종론으로 상징되는 인도불교와 중국불교의 논쟁은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는데, 인도불교를 대변해 종론에 참여한 까말라실라의 관점이 여기에 표현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티벳불교가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사상사적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일독을 권한다. 안성두│서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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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돈오頓悟인가? 점수漸修인가? 한국불교에 아직도 논쟁 중인 이 문제에 대한 근원을 탐색한다.
불교의 성립 이래 붓다의 깨달음을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늘 있어왔다. 그리고 한국불교에도 아직 이 논쟁이 유효하다. ‘돈오頓悟(홀연한 깨달음)’인가? ‘점수漸修(점차적인 수행을 통한 깨달음)’인가?에 대한 논쟁은 불교사상사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의 하나인 8세기에 티벳 삼얘사에서 벌어진 이른바 ‘삼얘논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논쟁의 배경
티벳의 38대법왕인 티송데째은 국토를 확장한 후에, 티벳인들의 거친 마음을 순화시키기 위해서 토착종교인 뵌교를 금하고 761년에 불교를 국교로 선포하였다. 또한 인도의 위대한 성취자들인 산따락시따와 빠드마삼바바를 티벳으로 초청하였고, 삼얘대사원을 건립하였다. 티벳에 현교와 밀교를 포함한 대승의 가르침이 퍼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이미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선불교도 큰 세력을 지니고 있었다. 승려들뿐만 아니라 대신들까지 파벌이 나뉘어진 것을 보고 법왕은 중국 선종을 대표하는 마하연과 인도 불교 법맥을 이은 까말라실라(연화계蓮花戒) 간에 논쟁을 벌이도록 하였다. 3년에 걸친 논쟁 끝에 까말라실라(연화계蓮花戒)가 승리하였는데, 이 책은 그 기록의 산물이다.
이 책의 불교사상사에서의 중요성
〈수행의 단계〉는 이후 불교사상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띠샤(980~1054)의 〈보리도등론〉은 하사도·중사도·상사도를 구분하여 설하고, 보리심과 사마타와 지혜바라밀을 포함하여 68개의 게송으로 요약했는데, 〈수행의 단계〉로부터 영행을 받은 것이다. 쫑카파(1357~1419)는 티벳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논서 중 하나이며 겔룩파의 에비수행서인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저술하였는데, 이는 〈수행의 단계〉와 〈보리도등론〉을 근간으로 한 것이다. 또한 닝마의 예비수행서인 〈꾼상라매섈룽(위대한 수행의 가르침)〉, 까규의 〈람림타르걘(해탈장엄론)〉, 샤꺄의 〈람대(도과론)〉 등이 단계적 수행체계를 제시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히말라야 북쪽 설산의 땅 티벳으로 들어 간 인도불교가 활짝 꽃을 피워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이바지 한 중요한 논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