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우크라에 F-16 전투기 19대 제공”…네덜란드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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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21. 오전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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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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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11국서 조종사 훈련도 본격화
이르면 내년 초 실전 투입될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20일(현시시각) 덴마크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20일(현지시간) 자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F-16 전투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덴마크는 총 19대의 F-16을 연말부터 3번에 나눠 순차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매우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이 두 나라는 미국의 최신예 다목적 전투기인 F-35 전투기를 도입 중으로, 기존 F-16 전투기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넘길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부터 F-16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오후 남부 보옌스의 스크리드스트럽 공군 기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새해 즈음에 6대, 내년에 8대, 2025년에 나머지 5대 등 총 19대의 F-16을 우크라이나에 공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F-16 조종 훈련을 위해 현재 70여명의 우크라이나 공군 관계자들이 덴마크에 와 있다”며 “이 전투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덴마크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덧붙였다. 프레드릭센 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예정인 복좌형 F-16 전투기에 직접 앉아보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남부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한 공군기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네덜란드는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 및 기타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 공군에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뤼터 총리는 그러나 지원 대수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숫자를 밝히기엔 이르다”고 했다. 인도 시점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시키고 전투기 운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준비가 얼마나 빨리 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F-16 제공 약속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지원 논의가 본격화 한 후 처음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 17일 이 두 나라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지원을 승인했다. 현재 네덜란드는 총 42대, 덴마크는 총 77대의 F-16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2025년까지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로 순차적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중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된 F-16 전투기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군기지 격납고의 F-16 전투기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FP 연합

F-16 전투기는 45년전인 1978년에 첫 등장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개량을 거쳐 여전히 우수한 실전 능력을 자랑한다. 최신 레이더와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면 SU-27와 MIG-29 등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와 충분히 맞설 수 있고, 우크라이나 후방에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는 러시아 폭격기를 요격할 수 있다. 지상군의 전투를 돕는 ‘근접 항공 지원’에도 능하며, 전 세계 자유 진영 국가에 4000여대 이상이 공급돼 부품과 무기, 정비 인프라가 풍부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F-16 전투기를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AP와 AFP 등 외신은 “공중 엄호 없이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을 해온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F-16을 손에 넣는 것은 앞으로의 전황 전개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 파일럿의 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F-16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영국, 덴마크, 루마니아 등 총 11개 국에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훈련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타 기종 조종사들의 F-16 훈련은 약 6~8개월이 걸리지만,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속성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이르면 5개월 뒤인 내년 초부터 전선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이번 약속은 역사적이며 (전쟁 발발 후) 가장 중요한 약속”이라며 “F-16은 전황 진전에 속도를 붙이고, 군인과 민간인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자신감을 주어 우크라이나와 전 유럽에 새로운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F-16은 핵무기를 운반할 능력이 있다”며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제공은 ‘핵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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