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집값 통계,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 충분히 반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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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6.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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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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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학회·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한국부동산분석학회 공동 세미나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한국주택학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 공동 세미나 모습. <한국주택학회 제공>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비교 <연합뉴스 제공>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 통계가 아파트 실거래가 변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체감력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주택학회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가 지난 24일 개최한 공동 세미나에서 황관석 국토연구원 박사는 '주택가격지수 특성 비교와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주택 통계는 왜 집값 변동과 주거비 부담 수준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가'라는 문제를 두고 가지고 황 박사를 비롯해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준형 명지대 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날 황관석 박사는 현재 주택가격을 조사하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부동산R114의 2006년 1월부터 2021년 12월 사이 시세를 실거래가 지수와 비교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2021년 12월 기준의 실거래가 지수 수준을 1.00으로 가정할 때 R114 지수는 1.17배가 높았고, 부동산원과 KB지수는 각각 0.79배, 0.85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R114 지수가 실거래가지수보다 1.02배 높은 반면, 부동산원과 KB지수는 각각 0.64배, 0.76배 낮았다. 조사기간내 주택가격 지수의 전년동월대비 평균 변동률은 전국 기준 R114 시세가 5.8%로 가장 높았고 실거래가지수가 4.9%이며, KB지수는 4.0%, 부동산원 지수가 3.5%로 가장 낮았다. 실거래가지수를 기준으로 R114 시세는 변동률이 더 높았고, 부동산원은 1.4%포인트 격차로 더 낮은 것이다.

3개 조사기관은 주택가격 조사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데, 부동산원은 조사 표본(전체 4만6170호·아파트 3만5000호)을 정한 뒤 전문조사원이 직접 실거래가를 반영한 거래 가능가격을 입력하는 반면, KB국민은행과 부동산R114는 전수조사(KB는 작년 11월부터) 방식으로 공인중개사를 통한 호가 기반의 가격을 시세로 보고 있다.

황 박사는 "일반적으로 부동산원처럼 표본조사를 통해 얻는 주택 가격 지수는 실제 거래가격의 변화를 전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수 평활화의 특징을 가진다"며 "특히 시장 수축기에 주택시장의 하방 경직성 때문에 변동성이 낮아지는 평활화 효과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KB나 R114 지수는 전체 단지의 호가 정보를 토대로 조사해 가격 정보가 많지만, 부동산원의 조사 가격은 거래 공백기 등으로 실거래가 정보가 없는 경우 가격 정보가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원은 주택가격의 체감력을 높이기 위해 인근 단지의 실거래 가격 정보를 활용한 거래사례 비교법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황 박사는 주장했다. 또 아파트 가격 조사에서 서로 다른 주간통계와 월간통계의 표본을 하나로 일치시키고, 주간과 월간 조사를 연계해 하나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분석이 최근 집값 하락 이후 현재 3개 조사기관의 시세 변동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집값 하락으로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값은 전국이 4.68%, 서울이 4.75% 떨어진 반면, KB는 이보다 낮은 전국 3.12%, 서울 2.96%의 하락을 보였다. R114는 전국 1.70%, 서울 1.06% 하락했다. 3사 가운데 부동산원의 시세가 가장 많이 떨어져 집값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실거래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지난해 극심한 거래 절벽 속에 급급매만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거래가지수는 전국 아파트가 16.84%, 서울은 22.09% 하락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2008년 -10.21%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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