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 규모만 50조 …"로봇 대장주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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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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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가 국내 로봇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하기로 나서면서 전 세계 증시에서 연초부터 로봇주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를 받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올해 들어 2배 가까이(1월 20일 기준 94.8%) 오르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600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많이 오른 종목 상위 10개 가운데 로봇주가 5개(코난테크놀로지·알체라·셀바스AI·솔트룩스) 포함됐다.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세계 로봇 시장이 2020년 250억달러(약 30조원)에서 2023년 400억달러(약 49조원)로, 2030년에는 1600억달러(약 197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로봇주 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59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이 10.3%로 늘어난 삼성전자는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에서 "올해 안에 주행 보조 로봇인 'EX1'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은 로봇주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데다 대부분 시가총액이 수천억 원대로 규모가 작아 고민이 많다. 실적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로봇주 최초로 '시총 1조원 클럽'에 들어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작년 1년 동안 매출액 139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됐다.



로봇 대장주가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로봇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의 비상장 자회사인 로봇 기업 덕분에 대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두산은 협동로봇 제조 업체인 두산로보틱스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분야에서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세계 5위권이란 평가다.

두산 외에도 대기업들의 로봇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HD현대는 자회사로 현대로보틱스(지분율 90%)를 두고 로봇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산업용 로봇 업체인 로보스타(지분율 33.4%)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도 2020년 지분 80%를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로봇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시총이 100조원에 이르는 해외 로봇주도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 스위스 ABB, 일본 화낙을 로봇 대표주로 꼽는다. 미국에서는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하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시총이 924억달러(약 114조원)로 가장 크고,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로크웰오토메이션이 시총 323억달러(약 40조원)로 큰 편이다. 미국 밖에서는 스위스의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인 ABB의 시총이 636억달러(약 78조원)로 가장 크고, 일본의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인 화낙도 시총이 322억달러로 크다. 특히 화낙은 50년 넘게 산업용 로봇 강자로 군림해온 '뼈대 있는' 기업이다. 해외 로봇 주가도 올해 들어 10% 안팎 올랐다.

로봇주가 상승하는 근본적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로 인한 구인난에 직면한 기업들은 로봇과 자동화에 공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과 관련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현재 주요 ETF는 ROBO(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 IRBO(iShares Robotic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Multisector ETF), ROBT(First Trust Nasdaq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ETF) 등 3종이다. 이들 ETF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8.8%, 13.3%, 11.4% 올랐다.

ROBO는 운용 규모가 약 12억7000만달러로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등 8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일본 화낙, 미국의 산업용 레이저 제조 업체인 IPG포토닉스와 모바일 컴퓨팅 업체인 지브라테크놀로지스 등이 대표적 투자 기업이다. IRBO는 110개 로봇 관련 기업에 폭넓게 투자한다. 운용 규모는 2억4000만달러 수준이다. 중국의 모바일 채팅 플랫폼 업체인 헬로그룹(MOMO)과 뷰티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인 메이투 등에 투자했다. ROBT도 110개 로봇 관련 업체에 투자한다. 운용 규모는 1억8000만달러 수준이다. 이미지 컴퓨터 비전 프로세서 업체인 미국 암바렐라 등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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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증권부의 재무팀, 서학개미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여러분께 나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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