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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성 마비와 말초성 마비 환자의 이해를 돕는 글

2022.11.05. 오후 1:23
by Physio JJO

슬라이스 생리학

중추성 마비와 말초성 마비 환자의 이해를 돕는 글

움직임 노트

'마비'라고 하면 너무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신체에 마비가 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가까운 예로는 학창시절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 머리를 기댄 팔에 쥐가나고 손가랏이 저릿하거나 잘 움직이지 않을 때, 본인 스스로 팔을 배고 자거나 팔배게를 해주었는데 눌린 아래쪽 팔이 저릿하고 잘 안움직임일 때도 일시적인 마비로 볼 수 있다.

더 큰 예로는 외상에 의해 신경계를 손상 당했을 때인데, 충격으로 뇌나 척수를 다치게 되거나 내부적 충격으로 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다.

예로 든 두 가지 상황의 공통점은…

'신경계'의 갑작스러운 압박이나 손상 등으로 신경이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마비가 생긴다는 점이다.

우리 몸의 통신체계인 신경계의 변형이 일어나면, 이와 연결된 근골격계에서 실제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방에 불을 켜려고 하는데, 스위치를 아무리 눌러도 불이 켜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스위치' 혹은 '전선'의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고장으로 전구는 멀쩡한데도 불이 켜지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중추신경계 손상, 특히 뇌손상(UMN syndrome)의 경우

한 가지 더!

직접적으로 힘을 내는 근육의 손상 또한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없게 되므로 또한 마비증상이다. 위의 비유에 덧대보면, 이 경우는 불을 키는 전구가 고장난 상태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마비는 통신체계인 신경계의 손상이나, 직접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근골격계 손상이 생길 경우 나타날 확률이 높다.

마비란 무엇일까? 정의를 알아보자.

마비(痲痹/麻痺), Paralysis

1. 마비란 신경이나 근육이 형태의 변화 없이 기능을 잃어버리는 상태로서, 감각이 없어지거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

2. 의학 신경이나 근육이 형태의 변화 없이 기능을 잃어버리는 일. 감각이 없어지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된다.

3. 마비(痲痺, paralysis)는 하나 이상의 근육에 대한 근육 기능을 잃어버리는 상태이다. 마비는 운동 및 감각 쪽에 손상이 있는 경우 영향을 받는 부위에 감각 소실을 동반할 수 있다. 50명의 사람 중 1명 정도가 특정한 형태의 마비를 진단받았으며 일시적일 수도, 아니면 영구적일 수도 있다.

1. 마비,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지식백과>

2. 마비, <네이버 국어사전>

3. 마비, <Wikipedia>

엄밀히 말하자면, 마비된 환자는 신경이나 근육의 손상으로 기능결손이 생긴 경우가 많으니 '형태의 변화 없이'라는 조건을 없애도 무방해 보인다.


격적으로 마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신경계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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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말초신경계로 나뉜다.

중추신경계는 대표적으로 뇌와 척수다. 뇌와 척수의 범주에서 바깥 범위의 신경이 말초신경계다. 둘 모두 운동(motor)신경과 감각(sensory)신경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실제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운동신경이 관여하고 있으므로 마비에서는 이 운동신경이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참고: 움직임은 비단 운동신경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조화덕분에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마비'라는 증상과 움직임 자체에 집중하고자 운동신경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경계를 알았으니, 어떻게 탈이 났는지 알아보자.

신경계 손상의 원인은 내인성, 외인성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내인성그 원인이 신체 내부에서 기인한 것이고, 외인성외부에서 기인한 것이다. 뇌나 척수, 말초신경계까지 모두, 내인성, 외인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병의 원인과 예후는 다양하다.

추신경계 중 뇌손상의 내인성으로 기인한 예로는 대표적으로 뇌졸중을 들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 뇌로 전달 되어야할 산소가 잘 전달되지 못했을 때 조직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뇌혈관이나 심장 문제로 생기기도 한다. 혈관이 터지기도 하고(뇌출혈), 혈관이 막히기도 하는데(뇌경색), 이를 포괄적으로 부르는 것이 뇌졸중이다.

*뇌졸중(腦卒中, stroke, '증X, 중O')

뇌의 외인성 손상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으로 부른다. 강한 충격이 두개부에 전달되어 뇌조직에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중추신경계 중 척수손상 또한 내인성, 외인성 손상 등 여러가지 마비 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주로 외인성 손상이 큰 편인데, 교통사고나 추락, 레포츠 도중 사고를 당하는 경우 그 충격이 척추와 척수에 전해져 부분절단이나 완전절단이 생기는 경우가 그 대표적이다.

같은 중추신경계이기는 하나, 손상 기전에 따라 뇌와 척수의 마비 양상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뇌와 척수 모두 조절성 장애가 나타나는데 이또한 손상 범주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초신경계 손상도 중추신경계 손상과는 조금 다르다. 주로 신경이 근육이나 뼈 등에 눌리면서 압박당하며 나타난다. 상세불명의 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는데, 최근 뉴스에 나온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GBS)' 것도 말초신경계 병변이다.

말초신경계의 외인성 원인으로는 주로 외상일 경우가 많다. 직접적으로 신경이 절단되거나 충격으로 손상을 입는 경우가 그렇다. 주로 약화, 위축성 양상을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복합적으로 나타는 마비도 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축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은 손과 손가락, 팔다리 등 에서 말초성 마비 증상인 약화 및 위축이 나타나는데, 이와 동시에 수의적 움직임이 어려워지고 경직이 나타나는 중추성 마비 증상까지 동반된다고 한다.

(그래서?! 마비를 설명해달라고..!)


비의 종류는 크게 '영구적이냐, 일시적이냐'로 나눌 수도 있다.

중추신경계 손상은 주로 영구적인 마비를 겪게될 확률이 높다.(다만 일시적일 수도 있다.)

말초신경계 손상은 주로 일시적인 마비를 겪게될 확률이 높다.(다만 영구적인 경우도 있다.)

무엇이 절대적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개 그런 이유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차이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손상 이후 재생이 되는 정도가 다른데, 신경 재생 역할을 하는 세포의 유무가 그 이유이기도 하다.

말초신경계에서는 슈반세포(Schwann cell)가 신경 재생, 즉 수초 재형성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중추신경계에서는 동일한 역할을 하는 세포의 부재가 크고, 손상 이후 회복과정 또한 말초에 비해서 굉장히 길고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신경세포 구성이 다른 것 또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중추신경계를 손상 이후에 아주 회복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이론으로 신경가역성(Neuroplasticity)이 있는데, 이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모든 마비가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영구적이거나 일시적이거나 분류한 것처럼 어느 경우에도 다친 부위, 처한 상황에 따라 증상이나 예후(병의 경과, 예상되는 회복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금 더 자세하게.. 마비를 이해하는 핵심으로 들어가보자.

이를 위해서는 Motor Neuron(운동신경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구조를 알게되면 중추/말초신경계로 나눴던 분류 뿐만 아니라, 같은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의 마비양상이 왜 다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일단 우리 신경은 뇌부터 시작되어 척수를 거쳐 실제 근육까지 접합하고 있다.

이 중에서 위치와 역할별로 구간을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뇌에서-뇌''뇌에서-척수'까지를 Upper Motor Neuron이라 부르고, '척수에서-근육'까지 구간을 Lower Motor Neuron이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분명 중추/말초신경계로 분류하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왜냐하면 이 운동신경이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경계에서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같이 경유하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마비 양상을 구분할 때에는 중추/말초로만 구분할 경우 설명이 어려운 경우가 생기고, Motor Neuron으로 구분하였을 때 설명이 가능해진다.

Upper Motor Neuron은 연접에 따라 1차 신경원, 2차 신경원으로 나눌 수 있다. 한번 더 연접을 거쳤다면 3차 신경원까지 가능하다.

Lower Motor Neuron은 척수의 앞쪽세포부터 근육까지 연접하는 것을 말한다. *감각신경원 또한 연접에 따라 1,2,3차 신경원을 나눌 수 있다.

(TMI.. TMI.. )

Descending Lateral Corticospinal Pathway

대뇌겉질에서부터 실제 움직임이 나타나는 근육까지의 경로를 Descending Pathway라고 한다. 대표주자는 수의적 움직임(Voluntary movement)*에 관여하는 Lateral Corticospinal Tract으로 움직이려는 해당 근육의 α-Motor Neuron(알파 운동신경원)에 연접한다.

*수의적 움직임 참고글 ↙

여기서 '뇌-척수'까지의 경로가 Upper Motor Neuron이며, 척수의 앞뿔에 있는 α-Motor Neuron은 '척수-근육'까지 경로이며 Lower Motor Neuron이다.

마비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은 바로 이 Upper Motor Neuron을 손상당했는지, Lower Motor Neuron을 손상당했는지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래는 학과 시절과 병원 실습때 죽어라 외웠던 비교포..

UMN Syndrome vs LMN Syndrome (Differences)

거의 대부분의 마비 증상은 이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 고로, 마비의 양상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어디를 다쳤는지, 어디가 손상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Upper Motor Neuron이 다치는 것은 일종의 사령부가 박살난 것과 같다.

명령을 내리고 싶어도 상위 중추에서 지시 자체가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간혹 지시가 내려오기는 하나, 그 정보 또한 확실하지 않고 돌발적이다. 결국 협응이나 조절은 물건너간 상태가 되고, 경련이나 비이상적인 근육긴장도가 발생하고 만다. 그래서 뇌졸중의 경우, 자신의 신체가 자기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이 때문이다.

Lower Motor Neuron이 다치는 것은 실제 투입될 부대가 박살난 것과 같다.

아무리 머리와 척수가 또렷하게 명령을 내린다하여도 실제적으로 힘을 쓸 친구들이 없는 상태다. 지시가 내려온들, 일할 사람이 없는데 움직임을 나타낼 수 없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한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사용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신체 내에서 신경세포로 교신이 떨어져버리면 영양분 공급도 늦춰지고 결국 근위축, 약화, 힘 자체를 발생시키지 못하는 상태가 되버리고 만다. 생각보다 알파운동신경원이 고장나는 경우도 많은데, 주로 척수손상시 앞뿔세포가 손상당할 경우 바로 LMN 손상 양상을 띈다.

대표적인 예로는 허리나 목쪽 척수를 다쳐서 다친 부위 아래쪽으로는 움직임도 감각도 사라진 척수손상(Spinal Cord Injury)환자의 경우 LMN Syndrome이다.

슈퍼맨 역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리브는 1995년 5월 승마대회에 참가했다가 낙마하여 전신마비를 겪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래씨의 경우 LMN Syndrome이다.

*

Christopher Reeve discusses the potential benefits of stem cell research at a neuroscience conference at MIT.


위 그림은 UMN, LMN syndrome에서 각기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A = Normal

B = UMN lesions

C = LMN lesions

망치로 무릎폄근건을 톡-하고 두드리는 건 DTR(Deep Tendon Reflex) 검사으로, 말초신경계를 자극하여 그와 연결된 척수 레벨의 Lower Motor Neuron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다. 가까운 예로는 허리디스크 등으로 척수신경에 압박이 왔거나, 갑작스러운 허리(특히 척추)나 팔다리에 심한 압박이나 충격이 와서 마비가 왔을 경우에도 말초만 손상된 것인지 아니면 중추(엄밀히 말하자면 LMN)까지 손상이 생긴건지 확인할 수 있다. UMN lesion의 경우 항진되는 경향이 있으며, LMN lesion의 경우 absent로 나타난다.


마비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몸의 신경계, 특히 운동신경원까지 알아보는 수고를 하셨다.

간략한 요약과 함께 앞서 제시했던 논제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글을 마무리 한다.

1. 마비는 신경계 및 근골격계 손상이 원인일 경우가 많다.

2. 손상의 원인으로는 내인성, 외인성 요소로 나뉜다.

3.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는 신경재생 역량에 차이를 보인다. 말초신경계에는 슈반세포가 신경 재생에 역할을 하나, 중추신경계에는 그 역할을 하는 세포가 부재하다.

말초신경계 손상이라면, 완전 절단의 경우를 제외하고 회복에 대한 예후가 중추신경계 손상에 비해 더 좋다.

중추신경계 손상 회복은 신경가역성(Neuroplasticity)를 따른다.

4. 운동신경원 분류인 Upper motor neuron과 Lower Motor Neuron일 비교했을 때, UMN syndrome에서는 경직성 마비(spastic paresis)가 LMN syndrome에서는 축 늘어진 마비(flaccid)가 나타난다.

5. 마비가 생겼더라도 운동학습과 운동조절을 통해 어느정도까지는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모든 마비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1) 중추신경계 손상은 주로 영구적인 마비를 겪게될 확률이 높다.(다만 일시적일 수도 있다.)

2) 말초신경계 손상은 주로 일시적인 마비를 겪게될 확률이 높다.(다만 영구적인 경우도 있다.)

1)의 경우 중추신경계 손상은 우리가 새살이 돋듯이 낫지는 않는다. 게다가 말초신경계의 슈반세포처럼 직접적으로 신경재생에 관여하는 세포의 부재까지 있으므로 그 회복이 오래 걸리고 더디다. 다만 손상 범위와 정도에 따라서 증상이 경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시적인 마비로 볼 수 있다.

2)의 경우 말초신경계는 신경재생이 된다는 가정하에 중추신경계 손상보다 예후가 훨씬 좋다. 다만 신경손상이 완전절단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접합수술 등 영향을 받게 되므로 이 경우에는 영구적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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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N Syndrome vs LMN Syndrome 치료적 접근법의 차이 ]

중추신경계 손상 환자의 경우 신경계, 신경계와 연접한 근육간의 신경 조절에 대해서 재교육이 필요(+비사용으로 위축, 약화가 온 근육 강화도 필수)하고, 말초신경계 손상 환자의 경우 직접적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근육 및 말초신경 자체에 강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치료적 접근에 있어서도 중추/말초 신경 손상 중 어떤 것인지에 따라 치료의 초점이 달라지고, 그 안에서 UMN/LMN syndrome을 구분하여야 마비 양상을 이해하고 좀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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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o JJO

물리치료사 | Physical Therapist

뇌, 척수와 같은 신경계 손상 환자의 재활관련 물리치료를 맡고있는 물리치료사입니다. 주 치료적 컨셉은 Bobath Basic Course(2013), SFMA 1 Course(2018) 수료한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평소 설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마음에 프리미엄 콘텐츠 '물리치료사 쪼선생의 TMI 노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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