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李 수사 검사 등 탄핵 추진, 사법 방해 의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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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그제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불법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를 위장 전입과 사적 신원조회 등 비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발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라임자산운용 ‘전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검사 3명 등도 탄핵 검토 대상이라고 한다. 지난달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기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동완 검사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다시 검사 탄핵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민주당은 검사도 위법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상식을 확인시키려는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피의사실 유포, 수사기밀 유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을 검사의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탄핵을 비롯해 고발·국정조사·감사청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검사징계법상 검사는 파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공무원의 파면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한다면 검사탄핵 사유로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속셈이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 대표를 비롯한 야당 겨냥 검찰 수사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특히 이 차장검사에 대한 고발은 이 대표 수사 방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사를 하는 검사에게 정치적 중립 위반 멍에를 씌울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뒤 이 전 부지사와 검찰을 겁박하는 행태를 보였다. 박범계 의원 등은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해 “부당한 압박과 회유, 사실 조작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으로 이 전 부지사 특별면회를 신청했다. 이 전 부지사의 아내는 재판정에서 남편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 전 지사 입을 막기 위해 사법 절차를 방해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재판은 한 달 넘게 파행을 면치 못했다.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를 위축시키려고 ‘탄핵’으로 위협한다면 책임 있는 공당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에 취해 탄핵을 남발하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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