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경기침체 초비상] 소매판매·산업생산 부진… 中, 日처럼 장기침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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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15.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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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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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매판매 2.5%, 예상치 하회

대규모 경기부양에도 소비부진

韓, 中 리오프닝 효과 미미할듯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중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5% 산업생산은 3.7% 늘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 증가 폭은 로이터통신이 예상한 4.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산업생산 증가율에 대해서도 로이터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4.4%로 집계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업황이 반영되는 지표로, 중국 내수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책당국은 지난달 2분기 리오프닝 반등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 촉진부터 부동산 규제 일부 완화, 민간 부문 지원 공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책을 담았다. 그러나 7월에도 내수 회복이 전망치를 밑돌면서 중국 경제의 장기 부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매판매 증가율(2.5%)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다. 최근 계속 둔화 추세다. 4월 18.4%에서 5월 12.7%로 떨어졌고, 6월(3.1%)에 비해서도 낮다. 1~7월까지 집계한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나는데 그쳤다.

내수 회복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물가는 오히려 하락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국가통계국은 7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월별 CPI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1년 2월(-0.2%) 이후 27개월 만이다. 중국 가계자금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묶인 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커졌고 부실 우려도 커졌다. 이에 따라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이 같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올해(5.2%)보다 낮은 4.5%로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매년 0.4%포인트씩 둔화해 2027년에는 3.8%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에서 "전면적 개혁이 성공할 경우 2030년까지 5%에 육박하는 중속성장을 지속할 수 있지만, 개혁 실패시 2~3% 수준을 예상한다"며 "개혁-성장간 충돌 및 민간경제 위축 등으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서 경기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3.7%)도 최근 몇달간 기록했던 증가폭보다 낮았다.

앞서 중국 산업생산은 △3월 3.9% △4월 5.6% △5월 3.5% △6월 4.4% 증가했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의 변화를 보여주는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했다.

중국의 7월 실업률은 전월(5.2%)보다 0.1%포인트 높아진 5.3%로 집계됐다. 이번 발표에서 청년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중국의 청년 실업률(16~24세)은 21.3%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표가 더 나빠졌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처럼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정부의 금리 인하나 경기 부양책 등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상황으로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큰 만큼, '상저하저'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를 우리 경제 회복의 동력으로 기대했었는데, 점점 약화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수석은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는 만큼, 중국 쪽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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