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기침체 여파로 좀비 VC 몰려온다...현재보다 50%이상 증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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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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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VC 신규 자금 조달 않고 기존 투자 관리에 집중
저금리 시대 끝나고 고금리 시대 도래
LP 돈풀지 않고 철수하며 VC 자금조달 어려워져

자금을 조달해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기존에 투자한 스타트업을 관리만 하는 이른바 '좀비' VC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로이터뉴스1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신규 자금조달보다 이미 투자한 스타트업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이른바 '좀비'VC(벤처캐피털)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앞으로 수백 개의 좀비 VC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좀비 VC들은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신규 자금을 조달보다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활동을 하고 있다.

VC 생태계에서 좀비 VC는 더 이상 새로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투자 회사다. 이들은 그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서만 운영되는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금리를 크게 인상하면서 VC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상당히 어려워진 점이 좀비 VC들의 출연을 만들어낸 주된 배경이다.

스타트업과 VC 모두에 투자하는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VC를 운영하는 마이클 잭슨은 "좀비 VC 회사들이 도처에 널려있다"면서 "좀비 VC들은 경기 침체기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타트업들의 가치가 깎이는 현재 상황에서 LP(투자자)들은 VC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VC들은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그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상장되거나 인수된다면 자금을 회수해 투자 이익을 창출하는데 이 순환구조가 막히고 있는 것이다.

신생 VC들은 더 상황이 어렵다.

지난해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시작하기 전인 최근 2~3년 사이 저금리 장기화로 신규 VC들이 대거 등장하며 이들이 LP들의 자금을 저금리로 쓸어갔지만 LP들도 이제 더 이상 자금을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딜룸에 따르면 지난해 VC가 조달한 펀드는 총 274개로 예년보다 많았는데 지난 2019년 158개보다 73% 증가했다. 액티번트캐피털의 창업자인 스티브 사라치노는 "LP들 역시 자본이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기술주의 급락이 VC 생태계에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스닥 등 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상장된 기술주들이 휘청거렸다. 지난해 말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1년 11월 최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세계적 스타트업 육성 기업 테크스타스의 최고경영자(CEO) 말엘 기벳은 "좀비 VC는 몇년 안에 50%까지 증가할 수 있다"면서 "이들은 다음 펀드를 조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번트캐피털의 사라치노도 "올해 훨씬 더 많은 좀비 VC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좀비 VC들이 투자한 펀드의 딜이 마무리되는데 보통 10년에서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직원을 무더기로 해고하는 대신,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을 서서히 감축한다. 좀비 VC들이 크게 증가하지만 이들이 상당 시간 시장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털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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