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개 교량을 겨우 90일 만에?‥정자교 점검업체 "드릴 말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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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12. 오후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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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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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와 관련해서, 경찰이 다리의 설계와 시공, 또 안전 점검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무너진 정자교는 지난해 이뤄진 안전 점검에서도 '양호' 등급을 받았었는데요.

이 안전 점검이 졸속으로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고 일주일째인 정자교.

여전히 양방향이 통제중이고, 상판 아래로 철제 지지대들이 촘촘히 세워져 있습니다.

사고가 난 정자교 아래입니다.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보행로를 떠받치는 지지대가 이렇게 지난 주말 설치됐습니다.

정밀 진단에 앞서 임시방편으로 설치된 겁니다.

무너지지 않은 쪽의 하천변은 산책로를 따라 통행이 가능하지만, 다리 아래로 지나다니는 게 꺼림칙하기만 합니다.

[조준권]
"아무래도 탄천은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고 저처럼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언제 다쳐도 사실 이상할 게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시민들의 불안은 이제 관할 지자체를 향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 정기안전점검에서 정자교가 어떻게 '양호' 판정을 받았는지 의문이 커집니다.

MBC가 입수한 성남시의회의 분당구청 감사자료.

한 업체가 작년 8월 말부터 분당구 내 68개 교량에 대한 정기점검을 맡았는데, 겨우 90일 걸렸습니다.

같은 기간 성남 중원구는 35개의 교량을 150일, 수정구는 14개의 교량을 90일에 걸쳐 점검했습니다.

교량 1개 점검에 분당구는 하루 남짓, 중원구와 수정구는 각각 12일과 6일씩이 걸린 셈입니다.

분당구 교량 점검 업체를 찾아,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제대로 진단이 될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성남 분당구 교량 안전점검업체]
"죄송합니다. 저희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속전속결로 진행됐기 때문인지, 돈도 별로 안 들었습니다.

분당구 68개 다리를 점검하는 데 총 2천 2백여만 원.

한 곳당 33만 원꼴입니다.

[동원영/토목구조기술사]
"안전진단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영세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적인 수준이 좀 낮은 유지보수 업체에서 시행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받는 대가도 굉장히 적은 수준입니다."

경찰은 재작년 이후 정자교의 점검이나 보수를 담당한 공무원과 업체들을 모두 조사하고, 부실 점검 여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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