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두세 달 만에 정찰위성 발사 성공, 러 기술이전 분명"

입력
기사원문
이은혜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김용현 북한학과 교수 "두세 달 만에 성공, 北 자체기술만으로 쉽지 않아"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 포탄, 러 인공위성·발사 기술 제공으로 정리된 것"

"인공위성 자체에도 러 기술 접목됐다면 상당히 위협"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2일 전날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가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민리경 1호를 운반하는 로켓 천리마-1형이 이번에는 비행을 성공시켜 기술적인 부분의 성공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2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해상 통과를 제대로 했고, 낙하 예상 지점도 훨씬 넘겨서 비행이 이루어졌다"며 "지난번 5, 8월 달에 로켓 추진체에 문제가 있어서 실패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지 않나. 이번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성공이 이루어진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2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전날 밤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 후 705초 만인 오후 10시 54분 13초에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전했다.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지난 5월 1차, 8월 2차 발사에 실패한 이후 3번째 만에 정찰위성 운반 로켓을 제대로 발사한 것이다.

'북러의 밀착 행보로 짐작컨데 러시아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건가' 묻자 "그렇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며 "1차, 2차 실패 이후에 지금 8월 달에 2차 실패였으니까 두세 달 만에 성공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북한 자체의 기술만으로도 좀 쉽지 않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지난 9월에 김정은 위원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 아마 정리가 된 거라고 봐야 된다"며 "북한은 포탄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인공위성 기술이랄지 또는 발사 기술 이런 것들을 받는 것으로 정리가 된 것 아니냐. 그렇게 판단해왔는데 이번에 북한이 '기술적인 부분을 극복했다'는 것은 자체기술능력보다는 러시아에 의존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느냐로 봐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향후 군사정찰위성 활용 방향에 대해 "정찰위성 발사 성공이 만약 확실하다면 이것은 핵과 미사일을 보유한 상태에서 그것을 제대로 정확한 지점에 떨어뜨릴 수 있는 '눈'을 갖게 됐다고 봐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이 핵은 개발했다고 보고 있고, 그 다음 그것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다종의 미사일,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다 완료됐다고 봐야 된다"며 "기술적인 핵 능력의 완성도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고난이도의 완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만리경 1호가 얼마만큼 해상도나 촬영 기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느냐 (관건)"이라며 "사실상 러시아로부터 기술적 이전이 추진체에만 왔느냐, 만약 인공위성 자체에도 러시아 기술이 접목됐다면 상당히 이것은 위협적인 위성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했다.

국방부는 "9·19 합의로 인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접경지역 북한군 도발 징후에 대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까지 발사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며 "군은 9·19 합의 이전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9·19 합의에 대한 일부 효력 정지를 북한이 또 다른 트집을 잡는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남북이 군사적 긴장 강도를 고도화, 고조시키는 이런 쪽으로 당분간 말대말의 공방이 상당히 치열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서둘러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한미,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같이 분석하고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만리경-1호가 궤도에 무난히 안착했더라도 통상적인 정찰위성에 비해 작아 감시, 정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의 해상도는 1m 이상급이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만리경-1호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아예 기능을 못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해상도가 3m 수준이라고 해도 함정이나 전차, 트럭 등은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
댓글

조세일보 댓글 정책에 따라 조세일보에서 제공하는 정치섹션 기사의 본문 하단에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