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와 함께 춤을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다수의 명작을 탄생시킨 셰익스피어.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 배우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마음속 1위를 차지한 작품은?
editor 손정은
원종환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란 작품을 하면서 극 중 ‘소네트 130’이라는 넘버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희곡을 많이 접하다 보니 문득 그가 뛰어난 시인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위대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인이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찾아보게 되었어요. 소네트를 읽다 보면 셰익스피어만이 선택할 수 있는 비유, 단어들, 사랑과 인간에 대한 찬양과 긍정적인 시들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소네트의 아름다운 감성은 메마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위로를 준답니다. 또, 희곡과는 달리 언제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다시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아요.
유태율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이에요. 이걸 가장 잘 표현한 대사를 인용하자면 “죽음이 당신의 달콤한 숨결을 빼앗아 갔을망정, 그대의 아름다움은 빼앗아 가진 못했군요.”입니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잘 나와 있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김수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십이야’입니다! 대학교 3학년 때 워크샵으로 공연했던 작품이에요. 작품을 떠올리면 동기들과 함께했던 추억과 그 시절 풋풋했던 제가 생각나서 설레고 즐거워요. 셰익스피어 작품 안에서는 모든 말들이 시적이고 아름답잖아요. 그래서 막상 읽기에는 어려울 때도 있는데, ‘십이야’는 대사들이 낭만적이면서도 유쾌한 동화 같은 이야기라 다른 작품들이 어려우셨던 분들도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일단 <인사이드 윌리엄>부터 많이 보러와 주세요♥
정지우
‘리처드 3세’를 가장 좋아해요. 처음 이 희곡을 읽었을 때 ‘이렇게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악인이 있었나? 그리고 이 사람을 악인으로만 봐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복합적이고 강한 욕망과 동기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인데, 리처드 3세야말로 가장 그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김아영
저는 <인사이드 윌리엄>을 하기 전엔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리어왕’, ‘맥베스’처럼 유명한 희곡들만 접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많이 찾아 읽기 시작했고, 굉장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 햄릿’이 쓰는 시에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구절이 많이 인용되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소네트 18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기회가 되면 여러분도 꼭 읽어보세요! 특히 삶의 찬란한 순간을 계절 중 여름으로 표현한 것이 늘 아름답게 느껴져 눈물이 나요. 그래서 <인사이드 윌리엄> 넘버 중 ‘달라진 장르’에서도 햄릿과 줄리엣이 “나라는 꽃이 겨울을 지나 여름을 만난 것 같아요”라고 하는 구절을 참 좋아합니다.
이아름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장 좋아합니다. 희곡으로 읽기 전, TV에서 더빙 영화로 처음 접했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의 애절하고 순수한 사랑 연기와 그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극대화해 준 OST인 ‘I‘m Kissing You - Des’ree’까지. 너무 좋아했던 작품의 캐릭터를 <인사이드 윌리엄>에서 만나 정말 행복합니다. 많이 보러와 주세요!
임진섭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희극 ‘십이야’입니다. 그 당시에 썼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면에서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희극인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현대의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을 어떻게 그 시절에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민우
셰익스피어 작품은 대학입시 시절에 대부분 읽어본 것 같아요! 그중 아직도 제 머릿속에 남아있는 작품은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인데요. 이 작품들은 이해하기도 쉽고 캐릭터의 감정들이 분명히 나타나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인사이드 윌리엄>에서 이 두 작품이 만나는 내용을 준비한다는 것이 참 새로웠습니다. 살면서 제가 로미오 역을 연기하게 될 줄 몰랐는데, 이번에 해본다는 것도 그 자체로 감사하고 신기합니다!
최호중
저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장 좋아합니다. 현시대의 사람들이 읽어도 어렵지 않고,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도 수없이 재탄생이 되고 있지요. 그건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을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개인이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에 따라 ‘비극인가, 희극인가. 둘 중 어떤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김이후
저는 ‘베니스의 상인’을 가장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에 이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 재치 있고 똑똑한 ‘포샤’ 캐릭터가 너무 좋았어요. ‘나도 저렇게 재치 있고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임준혁
제가 지금 햄릿을 연기하고 있으니,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선택하겠습니다! 누군가는 우유부단한 캐릭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인사이드 윌리엄> 대본에 적혀있듯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에 번민하는 인간’ 햄릿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저희 뮤지컬에는 원작과 전혀 다른 모습의 햄릿도 나오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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