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4시간 뒤 발언 그대로 인용해 비판…“불경스럽게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제가 요즘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사실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는 못했습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45분쯤 국민의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들어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답변은 이날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인용하면서 우회적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여러 지적을 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 집안싸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정운영에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점 위주로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비대위 전환이) 절차적으로 잘못된 부분과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된 것에 대해 재판장께 드릴 수 있는 말을 드리겠다”고 했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각이나 인용에 대한 선제적 판단에 따른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에 대해 “정치적 국면 전환이나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 전 대표는 ‘인사 혁신이 공염불이 됐는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보느냐’는 지문에 “정치적 내용은 (답변을) 드릴 기회가 많을 것이다. 나중에 따로 답변 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