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익법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공시 자료에 관한 의문점이 연일 증폭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세금 혜택 속에 기부금과 국고보조금을 받는 단체로 투명한 회계 처리가 상식적 원칙이다. 그럼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허점들이 계속 발견되면서 일각에서 '횡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의연은 회계 감사를 받았다. 그런데 감사로 이름 올린 회계사는 부실 회계 감사에 따른 금융 당국 징계 건수 1위 회계 법인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직 회계사는 "법인은 미수금이 있으면 이를 대차대조표에 정확히 기재해 공시해야 하고 이는 기본 중 기본"이라고 했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정대협의) 공시된 재무제표상으로만은 입출금과 대차대조표 계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회계 오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경율 대표는 "단순 기재 오류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정황이 감지된다. 횡령을 포함한 범법 가능성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감사를 벌이거나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정의연도 '무케게재단' '한베평화재단'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등 국내외 13개 단체에 3억2000만원을 기부하면서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명, 999명 등으로 기록했다. 정의연은 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고보조금 13억여원을 받았는데도 지난해에만 5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기재해 논란이 됐다.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쓴 돈은 적고 기부금 수익을 과도하게 남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의연 공시에 따르면 정의연의 4년간(2016~2019년) 기부금 수익(전년도에 남은 돈 포함) 중 위안부 피해자 사업 등 각종 사업으로 쓰고 남긴 돈은 2016년 12억1235만원, 2017년 11억5497만원, 2018년 22억9517만원, 2019년 22억5841만원이다.
그런데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비용으로 쓴 돈은 2016년 270만원, 2017년 2872만원, 2018년 900만원, 지난해엔 2433만원이었다. 반면 2017년부터 정의연에 사업으로 추가된 장학 사업에는 2017년 1200만원, 2018년 1311만원, 지난해엔 5406만원을 썼다.
[김정환 기자 mynameis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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