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재수생' 밀리의서재, 이번엔?…상장 접었던 기업들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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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적정가치 받겠다"며 철회
흑자 전환에 시장 분위기도 회복
플랫폼 기업 상장 신호탄 되나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밀리의서재가 다시 공모 절차를 밟는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증시 입성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번엔 상장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심사승인이 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진행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했다.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11월8일 상장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다. 고금리 여파로 위축된 IPO 시장 속에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었다.

이번에 반년 만에 다시 코스닥 입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재수생인 만큼 밀리의서재는 전략을 다시 세웠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상장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고평가 논란을 의식해 공모주식수를 줄이고 공모가격을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매출을 없애 100% 신주 모집으로 공모 시장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됐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작년 11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이번엔 증시 입성이 가능할까. 일단 작년과 달리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침체됐던 IPO 시장이 다소 활기를 되찾았다. 긴축 종료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어 앞으로 유동성이 더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이 최대 400%까지 확대된 점도 공모주 시장 열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플랫폼 성장주의 반등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밀리의서재는 그간 내실도 다졌다.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59% 늘었고, 영업익은 흑자를 냈다. 때문에 기존의 '이익 미실현 특례' 방식(테슬라 요건)으론 상장하기 어렵게 됐다. 이익 미실현 특례란 이익을 내지 못해도 매출, 시가총액, 자기자본,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일정 수준을 충족하면 상장을 허가하는 제도다. 밀리의서재는 일반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상장이 늦춰진 게 도리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을 내놨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추정한 실적 수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작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밀리의서재가 매출 741억원, 당기순이익 13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가정 아래 기업가치를 2761억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모회사인 지니뮤직 공시 기준 올 1분기 밀리의서재의 실적(내부거래 제거 전)은 매출 128억5000만원, 순이익 20억6700만원으로 나타났다. 단순하게 4배를 곱해 연간 실적을 추정하면 밀리의서재는 올해 매출 514억원, 순이익 82억6800만원을 달성하게 된다. 작년에 낸 추정치보다는 떨어진다.

업계에선 밀리의서재 상장이 그간 상장 계획을 접었던 플랫폼 기업의 IPO 추진에 불씨를 지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통상 금리 인상기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금리 인상 소식에 성장주 주가가 타격을 입는 이유다. 지난해 지속된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플랫폼 기업 인기가 급락하면서 밀리의서재를 비롯해 컬리, 오아시스 등 플랫폼 공모주 상장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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