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순방 5일 전 '소맥' 마시며…"비상대권이라도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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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2.26. 오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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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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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령' 주장과 다른 여인형 검찰 진술

[앵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최후 변론까지도 12.3 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인형 전 사령관의 진술을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윤 대통령은 계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는데 우방국도 계엄을 지지할 거라며 계엄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을 닷새 앞둔 지난해 11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여인형, 곽종근, 이진우 전 사령관과의 저녁자리에 합류해 계엄 실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APEC 순방을 다녀올 것" 이라면서 "비상대권이라도 써서 나라를 정상화시키면 주요 우방국들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는 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검찰 진술입니다.

여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소고기와 함께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많이 마셨고, 다른 사령관들은 대통령에게 '진급'이나 '수당' 문제 같은 민원도 제기했다고 했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지난 4일 / 탄핵심판 5차 변론) : {9일엔 대통령이 왔죠. 나중에.} 나중에 잠깐 들리셨죠. 제가 검찰에 진술한 여부도 있지만 정확한 워딩은 형사재판에서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6일엔 김 전 장관이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안 남발 등을 이유로 비상조치를 언급했다"는 말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14일 APEC 순방 출국 전 비상조치, 즉 계엄을 검토했다는 겁니다.

당시 여 전 사령관은 계엄을 말리며 "트럼프 취임 후 주변 정세를 살펴보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고 이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장관의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대국민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야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2024년 11월 7일 : 이런 거를 막 남발하고 특검법을. 국회를 오지 말라는 얘기다, 이거는. 저도 예의를 지키고 야당도 예의를 지키고 이래야 하는 거지.]

결국 약 한 달 뒤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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