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축구] 돌아온 '살림꾼' 고광민 "시즌 초반엔 '실수'가 두려웠다"

입력2019.05.29. 오전 11:00
수정2024.04.24. 오후 6:16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본문 듣기를 종료하였습니다.

-지난 2년간 팀 떠나있었던 고광민, 올 시즌 전 경기 출전하며 건재함 과시

-고광민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 것"

-"올 시즌 초반 '경기력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실수가 두려웠다"

-"최용수 감독과 동료들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할 것"

FC 서울 고광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상암]

지난 2년간 팀을 떠나있었던 선수가 맞나 싶다. 팀 통산 여섯 번째 리그 우승을 이끌고, 'K리그1 베스트 11'에 선정된 2016시즌과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이는 까닭이다. 2016년 12월 29일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시작해 2018년 12월 28일 소집해제를 알린 고광민의 얘기다.

고광민은 올 시즌 K리그1 14라운드까지 한 경기도 빠짐없이 출전 중이다. 지난 2년간 K3리그(3부 리그)에서만 뛴 까닭에 경기 감각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1월 괌 전지훈련에서부터 성실한 훈련 자세를 잃지 않으며 금세 경기 감각을 되찾았다.

고광민은 "지난 2년간 오전에 출근해 오후까지 근무하고 저녁에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올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전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용수 감독께서 꾸준한 신뢰를 보내주시고,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뛰는 덕분에 금세 경기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돌아온 '살림꾼' 고광민, 서울에 없어선 안 될 선수

FC 서울 고광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고광민은 '구리 메시'란 별명을 갖고 있다. 경기도 구리에 있는 FC 서울 훈련장(GS 챔피언스파크)에서 모두가 놀랄 만한 축구 실력을 보여준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하지만, 고광민은 화려함과 거리가 있다. 공격수 출신답게 뛰어난 드리블과 결정력을 지녔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왼쪽 윙백으로 출전해 수비를 우선하고, 궂은일을 도맡는다. 공격에 가담했을 땐 크로스나 패스를 선택한다. 완벽한 기회가 아니면 슈팅을 시도하는 일이 드물다.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능력이 있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고광민은 올 시즌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맹활약 중이다. 서울이 치른 14경기 가운데 13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유일하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4월 2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후반전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팀이 명가 재건을 향해 나아가는 데 앞장서고 있는 고광민이다.

고광민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공·수를 쉴 새 없이 오간다. 상대보다 빠른 스피드를 뽐내며 돌파를 저지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로 슈팅을 막아낸다. 중앙 수비수로 변신해 안정감을 더하고,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중원에 힘을 불어넣는다.

상대 진영에 공간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공격에 가담한다. 빠른 발과 드리블 실력을 앞세워 측면을 흔들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다. 올 시즌 서울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박주영, 알렉산다르 페시치 등과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점을 노리기도 한다.

서울은 돌아온 살림꾼 고광민의 활약을 앞세워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8승 4무 2패 승점 28점을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라있다. 5월 28일 성남 FC와의 경기에선 K리그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울산 현대(531승), 포항 스틸러스(525승)에 이은 세 번째 대기록이다. 고광민은 이날도 왼쪽 측면을 든든히 책임지며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고광민은 "팀이 K리그 통산 500승을 달성한 경기에 뛰어 영광"이라며 "매 경기 집중하려고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올 시즌 서울은 하나로 뭉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경기마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칭찬과 동시에 분발 요구한 최용수 감독···고광민 "몸 관리 철저히 해서 팀에 더욱 보탬 될 것"

FC 서울 고광민이 5월 28일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김한길과 교체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FC 서울 최용수 감독은 2년간 공백이 무색하게 주전 자리를 꿰찬 고광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최 감독은 "최근 몸 상태가 올라온 게 눈에 보인다""꾸준한 경기 출전을 통해 가지고 있던 능력이 나오고 있다"고 애제자를 칭찬했다. 하지만, 가진 게 많은 선수인 까닭에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엔 (고)광민이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랜 시간 팀을 떠나 있었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공백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지만, 더 보여줘야 한다. 평소 광민이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성격이다. 그라운드 안에서만큼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경기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최 감독의 말이다.

고광민은 최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최 감독과 팀 동료 박주영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감독께서 말씀하신 게 맞다. 시즌 초반엔 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부담에 짓눌려 실수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동료들이 신뢰를 보내주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특히나 (박)주영이 형은 '네가 볼 잡고 내달리면 아무도 못 잡는다. 너는 드리블 실력도 수준급이다. 자신감 있게 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 감독님과 팀원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 고광민의 말이다.

고광민은 여전히 앳된 얼굴이지만, 어느덧 서른이 됐다. 나이는 2년간 사회복무요원으로 생활하고 팀에 복귀했을 때 걱정이 앞섰던 이유 중 하나였다. 마냥 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가 된 까닭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일까. 고광민은 훈련장에서나 실전에서나 성실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몸 관리에도 철저하다.

고광민은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라며 "집에서도 몸만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사소한 것부터 챙긴다. 식사량 조절하고, 몸에 좋은 건 뭐든 챙겨 먹는다. 이전과 달리 휴식에도 각별히 신경 쓴다"고 했다.

그런 고광민이 올 시즌 바라는 건 딱 하나다. 경기마다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팀이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는 거다. 어느 때보다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만큼 부상을 방지하고 경기마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선두권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조금만 삐끗하면 중위권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 멀리 내다보기보단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몸 관리를 잘해서 올 시즌 내내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그 이상 바라는 건 없다" 고광민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이근승 기자

기자의 기사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구독에서 해당 기자의 기사가 제외됩니다.

Copyright ⓒ 스포츠춘추 All Rights Reserved.
기사 섹션 분류 안내오분류 제보하기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에서 선정하며 언론사 페이지(아웃링크)로 이동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