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의 간부 5명이 승진을 위해 수천만 원의 뇌물을 상납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2021년 당시 전남경찰청장 K씨에게 승진 로비를 할 목적으로 브로커에게 각각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한다. 그것도 대낮에 음식점이나 아파트 주변의 길거리나 주차장에서 금품을 전달했다. 치안감으로 퇴직한 K씨는 지난 15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입건된 전·현직 경찰관은 10명이 넘는다. 수사를 받고 있는 전남경찰청 간부 5명은 실제 모두 승진했다. 경찰청 안팎에서는 뇌물 승진 경찰관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뇌물을 주고 승진한 경찰관은 부정과 비리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 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적 매관매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경찰 인사 제도에 문제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정 이하의 중간 간부 승진은 크게 시험승진과 심사승진으로 나뉜다. 경찰청은 경찰관이 승진을 위해 시험에 매달리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50%인 심사승진 비율을 7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사실상 지방청장이 중간 간부들의 심사승진을 좌우하는데,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한 평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승진심사위원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과 함께 여러 단계에 걸쳐 심층 면접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시험승진제도는 ‘승진자격시험’으로 바꿔 일정한 업무 지식을 갖춘 이들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지금 경찰은 문재인 전 정부의 검찰 수사권 박탈로 몸집과 권한이 급격히 커진 상태다. 그런 조직이 뇌물로 승진하는 풍토에 머물러 있다면 충격적이다. 그 자체로 국민과 국가에 위해가 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