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美 영향력에…삼성전자, 3분기 로비자금도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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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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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시크릿 "175.5만달러 지출"
무역갈등·전쟁 등 불확실성 여파
SK하이닉스도 107만달러 집행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집행한 로비 자금이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미국 비영리 정치 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삼성전자 미국 법인, 삼성전자 반도체, 삼성SDI 미국 법인)의 3분기 로비 지출 총액은 175만 5000달러로 1분기(169만 5000달러), 2분기(152만 5000달러)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50만 달러를 넘겼다. 3분기까지 누적 로비 자금은 총 497만 5000달러에 달한다. 연간 기준으로 500만 달러 돌파가 유력하고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579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연간 로비 자금은 2020년 330만 달러, 2021년 372만 달러, 2022년 579만 달러 등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로비에 활용된 로비스트 수에서도 올해 3분기 현재 66명으로 지난해 55명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000660)(SK하이닉스 미국 법인, 솔리다임)는 3분기에 107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쓰면서 올해 누적 334만 달러를 집행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339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완성차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기아(현대차(005380), 슈퍼널, 현대제철, 기아차 미국법인)는 3분기까지 247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의 3분기 누적(245만 달러)보다 많았다.

미국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자국 중심의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미중 분쟁 등으로 미국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로비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출로 먹고사는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은 우방인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미국 행정부에 적극적인 기업 입장 전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로비 지출 확대는 일부 성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로 지정하고 장비 수출 통제에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경쟁사들은 로비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3분기 누적 기준 퀄컴은 지난해 693만 달러에서 501만 달러, 인텔은 518만 달러에서 504만 달러, 마이크론은 320만 달러에서 226만 달러 등으로 로비 지출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주력 사업의 주도권을 경쟁 국가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우방국이라고는 해도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불이익을 겪지 않으려면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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