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3천→5천 올렸다 2천만원 낮춰잡아
당국 눈치…보험사들 대부분 하향 조정할 듯
“가입 서두르세요” 보험설계사들 막판 ‘경쟁’[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메리츠화재는 이제 2000만원까지 가능하고요, DB손보는 아직 진단비 5000만원에 가입 가능하지만 언제 막힐지 모릅니다. 가입 생각 있으시면 얼른 가입하셔야 해요.”
유사암 진단비 출혈경쟁을 벌이던 손해보험사들이 속속 진단비를 낮춰잡고 있다. 금융당국이 향후 보험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해 보험사들에 과당경쟁 자제를 촉구(7월13일자 이데일리 1면 기사 참조)하면서다. 다만 막판 ‘절판 마케팅’도 동시에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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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암 진단비를 최대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한 메리츠화재가 대표적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3000만원에서 올해 5월 5000만원까지 진단비를 높여 잡았는데, 다시 최대 2000만원으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진단비를 높였던 삼성화재도 조만간 낮추기로 했다. DB손보는 아직 5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하지만, 조만간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던 KB손보 역시 아직 2000만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조정이 예상된다.
유사암에는 대표적으로 갑상선암을 비롯해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이 포함된다. 위암이나 폐암, 대장암 등 일반암에 비해 발병률이 높지만 비교적 치료가 쉽고 무엇보다 생존율이 높다. 이 때문에 통상 유사암 진단비는 일반암 진단비의 20% 정도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손보사들이 경쟁에 돌입하며 진단비가 일제히 오른 바 있었다.
그랬던 손보사들이 일제히 유사암 진단비를 낮춰잡는 것은 금융당국의 경고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유사암 보험상품을 운용할 때 유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체 보험사를 대상으로 발송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도한 보험금 책정으로 보험사기 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조심하도록 하는 것이 보험사기 예방을 위한 모범규준 취지”라면서 “유사암과 관련해 이같은 우려가 없도록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진단비를 유지하고 있어 GA(법인보험대리점)들의 막판 마케팅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한 보험설계사는 “경쟁적으로 유사암 진단비를 높이던 보험사들이 속속 진단비를 낮추라고 공지하고 있다. 아직 5000만원인 보험사도 언제 낮출지 모른다”면서 “가입 생각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