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청약 흥행에도 힘 못쓰는 못난이 공모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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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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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공모주 셋 중 하나는 수익률 '마이너스'
토마토시스템, 공모가 대비 손실률 27%
뒷심 부족한 마이크로투나노·에스바이오메딕스
오버행·불투명한 단기 성과에 발목
"개별 기업 문제…이달 IPO 기업, 호조세 지속"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공개(IPO) 기업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기관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몰이에는 성공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공모주 수익률은 높아야 10%대 초반 수준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중소형 공모주 강세 현상이 꺾이기보다 개별 종목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2분기 공모株 셋 중 하나는 ‘손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분기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3개 종목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마이크로투나노다. 지난 달 26일 상장한 마이크로투나노(424980)는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11.42%다. 지난 4일 상장한 에스바이오메딕스(304360)가 5%로 뒤를 이었다.

지난 달 27일 상장한 토마토시스템(393210)은 공모가 대비 손실률이 26.65%에 이른다. 1분기 공모기업들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을 기록하거나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딴판이다.

특히 에스바이오메딕스와 마이크로투나노는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했으나 상장 당일 주가는 참패에 가까웠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공모가(1만8000원)보다 28.6% 높은 2만31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1만8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와 비교해 18.66% 낮은 수준이다. 공모주 투자자라면 첫날 수익률이 4.6%에 불과한 셈이다.

앞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지난달 중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밴드 최상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경쟁률 995대 1을 기록, 증거금 1조7000억원을 끌어모으며 바이오 IPO에 훈풍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검사용 프로브카드 제조사 마이크로투나노 역시 상장 첫날 급락했다. 시초가는 공모가(1만5500원) 대비 62.58% 오른 2만5200원에 형성됐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2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대비 18.06% 하락한 수준이다. 공모주 투자자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33%를 기록했지만,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현재 11.41%까지 떨어졌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토마토시스템은 수요예측, 일반 공모청약, 상장 첫날 모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 예측에서 36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1만8200원으로 확정한 데 이어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도 266.2대 1에 그쳤다. 상장 첫날 종가는 1만4650원으로 시초가 1만8100원 대비 19.06% 내렸다.

오버행·불투명한 단기 성과에 ‘발목’

2분기 공모주 수익률이 신통치 않은 것은 개별 종목별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경우 ‘블록버스터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을 표방했지만, 현재 매출의 99.35%(지난해 기준)가 의료기기에서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세포치료제 개발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단기 차익을 노리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투심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공모 구조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상장예정 주식수(591만8890주)의 절반 이상인 55.6%(329만1120주)가 상장 당일부터 유통이 가능한 데다 5% 이상 주주인 리노공업과 SBI인베스트먼트의 기존 취득가격이 각각 5500원, 2000원에 불과했다. 이들의 취득 가격이 공모가보다 현저하게 낮아 단기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대한 우려가 컸다. 토마토시스템 역시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주식 물량)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의 문제인 만큼 이달에는 시가총액 1000억원대 안팎 중소형 공모주들이 다시 흥행 몰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달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시총 5000억원이 목표인 반도체 기판 검사기업 기가비스의 흥행 여부다. 기가비스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37%에 달하는 데다가 공모 구조도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이달 IPO에 나서는 기업들은 오버행 리스크도 없고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1분기와 마찬가지로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며 “기가비스는 중형주이지만 피어그룹(비교기업)이 조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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