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담화는 발표 사흘 전부터 준비됐다고 한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의 ‘비둘기파’는 철저히 배제된 채 ‘매파’가 주도해 초안을 작성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뜻은 완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담화 직후 180도 달라졌을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그게 바로 윤석열식 벼랑 끝 유턴”이라고 설명했다. “담화에서 협상의 뜻을 내비치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득실을 따지거나 비굴하게 꼬리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반면에 원칙적인 담화를 발표하고 나서는 본뜻이 전파됐으니 대통령 스스로도 돌아설 명분이 생긴 것”이라고도 했다. 돌이켜보면 2년 전 대선 과정에서 코너에 몰리던 이준석 대표를 “우리가 뽑지 않았나”라며 와락 감싼 것도, 결렬이 유력하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대선 6일 전 극적으로 성사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긴 하다.
[최민우의 시시각각]대통령의 벼랑 끝 유턴
하지만 담화문은 강경했다. 대승적 타협보다 검사의 공소장처럼 직진이었다. 의사 집단의 반발은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도 없이 힘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로 규정했고, 의료개혁이 좌초하는 건 “이해집단의 저항에 굴복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고 했다. 의사 소득 OECD 국가 중 1위, 2035년 70세 이상 의사 비중 19.8%, 의사단체와의 협의 37차례 등 실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특히 “역대 정부가 아홉 번 싸워 아홉 번 모두 졌다. 나라고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모르겠나”라면서 “국민이 나를 불러세운 건, 기득권 카르텔에 굴복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대목에선 비장감마저 느껴졌다. 대통령의 진정성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선거 막판 이렇게 갈등을 부추길 거면 왜 나선 거야’라는 의문도 들었다.
이번 대통령 담화는 발표 사흘 전부터 준비됐다고 한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통령실 내부의 ‘비둘기파’는 철저히 배제된 채 ‘매파’가 주도해 초안을 작성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뜻은 완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담화 직후 180도 달라졌을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그게 바로 윤석열식 벼랑 끝 유턴”이라고 설명했다. “담화에서 협상의 뜻을 내비치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득실을 따지거나 비굴하게 꼬리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반면에 원칙적인 담화를 발표하고 나서는 본뜻이 전파됐으니 대통령 스스로도 돌아설 명분이 생긴 것”이라고도 했다. 돌이켜보면 2년 전 대선 과정에서 코너에 몰리던 이준석 대표를 “우리가 뽑지 않았나”라며 와락 감싼 것도, 결렬이 유력하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대선 6일 전 극적으로 성사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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