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대장동은 ‘커피 게이트’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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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5. 오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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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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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작년 2월 22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대장동 사건은 2011년 커피로부터 시작된 ‘커피 게이트’”라고 했다. 지금은 뉴스타파로 이직한 당시 JTBC 기자가 “2011년 윤석열 대검 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게 직접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봐줬다”는 ‘윤석열 커피’ 보도를 한 다음 날이었다. 대장동 사업 대출 단계에서 윤석열 검사가 수사를 봐줘 대장동 복마전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거친 논리였다.

하지만 조우형은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도 없었다. 가짜 뉴스였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선 캠프는 “커피 한잔에 덮은 윤석열 게이트의 시작(강병원 의원)” “윤석열이 직접 타줬다는 커피는 1805억원짜리 ‘대장동 커피’(조승래 의원)” “커피 타주고 죄 덮어준 스폰서 검사 윤석열(박찬대 의원)” 등 총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2월 25일 TV토론에서 “조우형에게 커피는 왜 타줬느냐”고 윤석열 후보를 향해 공세를 폈다. 이후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뉴스타파는 김만배씨 녹취록을 짜깁기해 윤석열 검사가 직접 커피를 타준 것처럼 보도했다.

검찰이 최근 김만배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고 뉴스타파에 보도된 인터뷰를 허위로 한 혐의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수사하지 않았다면 진실은 묻혔을 것이다. ‘윤석열 커피’를 주장하던 뉴스타파는 이제 와서 “커피는 핵심이 아니다” “커피를 누가 타줬든 수사를 봐줬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을 바꿨지만, 윤석열 검사의 수사 무마 역시 드러난 게 없다.

2019년 ‘조국 수사’ 이후 뉴스타파는 집요하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자신들이 직접 발굴한 사기 전과자 ‘제보자X’가 MBC에 실체 없는 ‘검·언 유착’을 주장하며 윤석열·한동훈을 코너로 몰아갈 때, 뉴스타파는 현직 경찰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문건을 받아 김건희 여사가 내사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내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 내부 문건을 유출한 경찰은 작년 중징계를 받았다. 이야말로 ‘경·언 유착’이었다.

뉴스타파는 사기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의 입을 빌려 윤석열 사단인 ‘한명숙 수사팀’이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유죄를 만들기 위해 죄수들에게 거짓 증언을 시켰다는 폭로도 이어갔다. 문재인 정권 ‘친문 검찰’이 사력을 다해 수사했지만, 김 여사를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하지 못한 것처럼 이 역시 헛방이었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가짜 뉴스에 대한 반성보다는 ‘언론 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 자칭 ‘탐사 보도 전문’이라는 뉴스타파는 ‘윤석열 검찰=악(惡)’이라는 결론부터 정해놓고 취재하는 ‘정파성 탐사 전문’은 아닌지, 괴물을 잡겠다고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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