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OPEC 탈퇴하나...사우디와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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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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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갈등 속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5일 UAE 아부다비의 마리나몰. 타스연합

사우디아라비아의 맹방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OPEC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석유정책을 둘러싸고 사우디와 심각한 갈등을 빚으면서 석유 생산과 수출에 관해 아예 독자적인 길을 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UAE는 현재 내부적으로 OPEC 탈퇴에 관해 논의 중이다.

OPEC 탈퇴할까

현재 전세계 석유생산의 38% 가까이를 차지하는 OPEC에서 UAE가 이탈하면 OPEC의 영향력은 위축된다.

이때문에 이날 장중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UAE는 현재 하루 산유량이 300만배럴 이상으로 OPEC내 3위 산유국이다.

OPEC을 이탈하면 UAE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처럼 산유량 쿼터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석유 수출을 지금보다 더 늘릴 수 있다.

UAE는 그동안 OPEC과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OPEC플러스(+)의 감산 정책에 비판적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팬데믹 이후 OPEC+가 대대적인 감산을 결정한 것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와 갈등

WSJ에 따르면 UAE는 사우디와 관계가 크게 비틀어졌다.

지난 1월 UAE가 주최한 중동지역 정상 회의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하지 않았고, 그보다 앞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에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아랍 고위급회의에 UAE 지도부가 불참했다.

걸프 지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를 비롯한 아랍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가 열려도 빈살만 왕세자와 셰이크 모하메드 빈자예드 UAE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서로를 피한다.

여전히 공식적으로 미국의 중동·아랍지역 주요 맹방인 사우디와 UAE는 외국인투자 유치전에서도 경쟁하고, 세계 석유시장 영향력을 놓고도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예멘 내전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양국 갈등은 마침내 수면 위로도 드러날 정도로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화해 노력 물거품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UAE는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친분이 깊은 자국 국가안보 보좌관인 셰이크 타눈 빈자예드 알나히얀을 내세워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셰이크 타눈이 사우디를 자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와 대화를 지속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이같은 교류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갈등은 완화되지 않았다.

1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빈살만 왕세자가 불참한 뒤에는 셰이크 타눈 조차 빈살만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예멘 찬 밥 신세 우려

셰이크 모하메드 UAE 대통령은 한 때 빈살만 왕세자의 멘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수년 전에는 광활한 사우디 사막에서 두 정상이 캠핑하며 밤을 새우기도 했다.

양국은 2015년 아랍 연합군을 조직해 예멘 내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족 반군과 예멘 정부군 간 내전은 그러나 좀체 끝나지 않고 있고, 결국 UAE는 2019년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했다.

이후 내전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는 내전 종식을 위해 후티족 반군과 직접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UAE는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소외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걸프지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UAE는 내전 이후에도 예멘 남부의 홍해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면서 해상 접근을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

UAE, OPEC 탈퇴 보도 부인

국제유가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UAE가 OPEC을 탈퇴할 것이란 보도로 초반에는 배럴당 2달러 넘게 떨어졌지만 UAE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UAE가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OPEC 탈퇴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입장을 내놨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유가는 오후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0.72달러(0.9%) 오른 85.47달러,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4달러(1.3%) 상승한 79.2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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