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구들도 다 쓰는데…" 내 생리 주기가 중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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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05. 오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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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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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맡긴 '개인정보'<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감한 건강 정보가 담긴 앱을 중국에 있는 회사가 위탁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수백만 명의 개인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런 건지, 화강윤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누적 다운로드 620만 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식 월경 달력인 '핑크 다이어리'입니다.


['핑크 다이어리' 이용자 : 3년 넘게 쓴 것 같아요. 대부분 쓰는 것 같은데요, 제 친구들은.]

NHN이 제작해 운영하는데,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 월경 주기와 임신 확률, 과거 병력과 성생활 정보까지 민감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수집됩니다.

이 개인정보들을 위탁해 처리하는 자회사 중에 국외 법인이 있는데, 주소를 보니 중국 랴오닝성 다롄이라고 돼 있습니다.

같은 NHN 그룹에서 운영하는 이용자 수 1천만 명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650만 명의 '아이엠스쿨'까지 같은 자회사에 개인정보 처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IT 업체는 공안기관이 요구하면 데이터와 관련 자료를 당국에 모두 제공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임종인/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서 요구하면 무조건 데이터, 그다음에 암호 해독 키까지 무조건 다 제출해야 돼요. 근데 그 기준이 되게 애매해요. 불명확하고 너무 포괄적이고.]

때문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핑크 다이어리' 이용자 : 정말 개인 사소한 내용까지 다 들어가 있단 말이에요. 되게 기분이 안 좋아요.]

['핑크 다이어리' 이용자 : 보이스 피싱 같은데 전화번호가 넘겨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의동/국회 정무위원 : 국내 데이터 국외 유출 금지조항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NHN은 실제 중국 측에 넘어간 정보는 없다면서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기능을 중국이 아닌 국내 등으로 올해 안에 이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이찬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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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화강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어떤 정보가 중국 넘어갈 우려?

[화강윤 기자 : NHN 측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고객 상담 서비스를 위해서 연락처와 이메일, 그리고 아이디 정도만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다. 또 암호화 처리도 하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우려는 없다고  설명을 했는데요. 하지만 보안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얘기가 달랐습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연관성을 가지고 한데 묶여 있기 때문에 이 민감한 많은 정보들을 민감하지 않은 정보만 선별해서 이름표를 붙여서 그렇게 보낸다, 어렵다는 겁니다. 또 암호화를 한다고 해도 중국의 법이 이 암호화마저도 풀어서 제공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은 여전합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지난 2020년에 홍콩에 있던 데이터 백업 센터를 싱가포르로 옮겼고요, 또 쿠팡도 중국 법인에 개인정보를 위탁 처리하다가 지난해 이 문제가 드러나자 최근에야 이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Q. 정부 대처는? 대안은 없나?

[화강윤 기자 : 저희가 개인 정보 보호를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이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문의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개인정보의 국외 위탁 처리 현황을 조사한 적도 없고, 또 이런 기업들에게 주의를 준 적도 없고, 가이드라인조차도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국외 위탁을 하는 건 결국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인데요. 정부가 별다른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으니 IT업체들로써도 비용 절감과 안전성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위탁 처리가 불가피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우선 실태 파악이라도 하고 적절한 위탁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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