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자리비우면 與黨은 시끄럽다?…이준석이 말한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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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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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순방‧휴가 때마다 與 내홍은 최고조로
'당무불개입' 원칙 회의감도…"尹대통령이 매듭지어라"


"그 사람들은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휴가를 가면 그때 작정하고 일을 벌인다. 패턴이 노출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이나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자신을 향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의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는 자조다. 이 전 대표의 말은 사실일까.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與 운명의 순간마다 尹대통령은 '공석'

흐름만 따져보면 대체적으로 '사실'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올랐던 것은 지난 6월29일부터 3박5일간 소화했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일정이었다. 당시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따른 윤리위원회 징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다. 결국 윤 대통령 복귀 직후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두 번째로 대통령실을 비운 때는 지난 8월1일부터 일주일간 가졌던 휴가 일정이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와의 '내부 총질' 문자 파동으로 후폭풍에 휩싸인 직후였다. 윤 대통령의 휴가 기간 동안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논의에 돌입했고, 윤 대통령 복귀 직후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전 대표 측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곧바로 맞서면서 여권의 지난한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현재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5박7일간 북미 순방 길을 앞두고 있다. 여당의 내홍은 전혀 잠잠해지지 않는 상태다. 오는 28일 두 번째 비대위의 명운을 결정지을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이 예고된 데다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를 논의하기 위한 윤리위 개최도 예정돼 있다. 오히려 혼란이 거세질 타이밍이란 얘기다. 선후관계를 따지긴 어렵지만, 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여당의 내홍이 격화한 것은 분명한 셈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7월1일 영접 나온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와 인사하는 모습. 이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할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앞둔 시점이었다. ⓒ 연합뉴스


'당무불개입'에도 당은 尹心 읽기 경쟁…"포용적 리더십 보여야"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줄곧 '당무불개입' 원칙을 내세웠다. 당에 큰 혼란이 생겨도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이유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당의 혼란과는 무관하게 해외 순방을 가거나 휴식을 가져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의도와는 별개로, 당내에선 '윤심(尹心)'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이 만난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징계나 비대위 전환 국면 때마다 '윤심'의 향방을 주목했다. 윤 대통령이 당의 중요 결정을 앞두고 '윤핵관' 등 주요 인사들과 회동했다는 설도 나오면서 대통령의 의중은 더욱 주목받았다. '당무불개입' 원칙은 '불가능'하다는 자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매듭을 지어야한다는 조언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시사저널에 "윤 대통령이 정치 신인이다보니 (당 내홍이나 야당과의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다독이는 포용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영 간 대결 같은 정치적 문제들은 대통령이 풀 때 비로소 풀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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