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코앞 도발수위 높이는 北… 철통 경계태세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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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 총선을 불과 1주일여 앞둔 어제 극초음속미사일로 추정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 달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두는 핵탄두 공중폭발 실험을 겸한 600㎜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실시한 지 15일 만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번 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100㎞ 정도이며, 약 650㎞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군은 이번 도발이 지난 1월 중순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IRBM 시험발사의 연장선일 것으로 보고 미·일 측과 긴밀한 공조하에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군은 북한의 고체 연료 미사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전략무기 5대 과업 중 하나로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꼽았다. 극초음속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시속 6120㎞ 이상)로 비행하며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불규칙한 궤도로 낙하해 추적 및 요격이 어려운 ‘게임체인저급’ 전략미사일이다. 액체연료가 아닌 고체연료 엔진까지 사용하면 더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고체연료는 연료주입시간이 짧고 건전지를 끼우듯 간단하게 탑재할 수 있어 미사일의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고 대응이 쉽지 않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우리 군의 ‘3축체계’ 무력화다.

북한이 최근 들어 부쩍 긴장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을 겨냥한 측면도 있지만 당장은 경제파탄에 따른 내부 불만을 잠재우면서 동시에 한국 총선을 겨냥해 남남갈등을 자극하려는 속셈이 더 강할 것이다. 안보 위기를 만들어 보수정권을 흔들어보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김일성 생일(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25일)에 맞춰 2차 군정찰위성 발사를 포함한 고강도 도발설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는 어제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과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개, 개인 2명을 독자 제재조치했다. 얼마 전 유엔 안보리의 전문가 패널 임기 1년 연장 결의안 표결 시 중국이 기권하고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비춰 보면 시의적절한 조치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어떤 무리수를 범할지 예측불허다. 우리 군의 철통 경계태세는 말할 것도 없고, 한·미·일의 빈틈없는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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