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묻지마 범죄’,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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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원주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새벽 2시18분께 ‘6일 오후 6시 원주역에서 반려동물을 흉기로 찌르고 난동을 부리겠다’는 글을 작성하고 마치 이를 발견한 것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뜨린 혐의다. 서울 신림동 사건 이후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이 전국에서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건 보도를 보고 유사 범죄가 이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모방 범죄 추가 발생 가능성에 가급적 외출이나 늦게까지 다니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겨냥한 위협성 게시물이 쏟아지면서 경찰의 경계 태세가 강화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 사상 첫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특별치안활동이란 통상적인 일상치안활동으로는 치안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경찰청장 재량으로 경찰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도록 하는 조치다. 원주역뿐만 아니라 분당 오리역, 부산 서면역, 잠실역, 한티역, 강남역 일대, 용산 등 언급된 장소 인근에 경찰 인력을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순찰이 대폭 강화됐다.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도 고객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공공장소의 묻지마 흉기 범죄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테러 행위다. 정부는 최고 수준의 형사 처벌을 통해 모방 심리 확산을 막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 이에 편승해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온라인상의 ‘살인 예고’에 대해서도 반드시 작성자를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묻지마 흉기 테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공권력의 위상을 분명히 세우고 예방 치안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다.

아울러 묻지마 범죄와 예고 글이 확산되는 원인도 살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림동 사건 용의자는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분노형 범죄였다. 경기 성남 서현역 사건의 용의자는 피해망상을 보였고, ‘분열적 성격 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교사 습격 사건은 면식범에 의한 원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역 살인 예고는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 곳곳의 건강이 심각하게 무너졌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물리적 대응만으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묻지마 범죄를 모두 막을 수는 없다. 사회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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