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韓 물러나면 누가 당 재건하나”
한 위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에 잔류하면서 비대위원장 임기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6개월을 존속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6월 28일까지 위원장직을 이어갈 수 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동훈이 빠지면 누가 당을 재건하겠나. ‘대구·경북(TK)판 자민련’으로 가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 국면에서 총선 결과와 관계 없이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선 ‘총선 이후 거취’에 대해 “공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봉사를 하면서 여생을 살 생각”이라며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을 방문해선 “제가 선거가 끝나면 유학을 갈 거라고 아침에 누가 그러더라. 저는 뭘 배울 때가 아니라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았다”며 총선 후 유학설을 일축했다. 당 지도부 인사는 “한 위원장도 TK 의원들이나 당권에 도전하는 중진들 사이에서 자기 정치 내공을 쌓아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아직 대선까지 3년 남았는데 순탄하게 꽃길만 걸을 순 없다. 온갖 거친 시기를 겪어야 될 것”이라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개표 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결과에 대해 한 위원장 책임론에 대해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과 대통령실을 구분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공동의 책임”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용산 대통령실과 당 사이의)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대통령실 “패배, 한 위원장 책임 크다”
반면 대통령실은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한 위원장이 요구했던 이종섭 호주 대사 사퇴, 의료개혁 대화 등을 모두 수용한 만큼 한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는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주도권을 쥐고 ‘원톱’ 스피커 선거운동 전략을 고수하면서 총선이 아닌 본인 대선 행보를 연상케 했다는 비판도 파다하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