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공유 끊자 우크라 ‘공포의 금·토’···러 공습에 최소 2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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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3.09.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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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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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도브로필리아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한 주민이 8일(현지시간) 아파트 내부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유하던 군사정보를 비공개 처리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심에 미사일·무인기(드론) 폭격을 심화했고, 지난 7~8일(현지시간) 공습으로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엑스(옛 트위터)에 “전날 밤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도브로필리아 중심부를 탄도미사일 두 발로 공격했다”며 이 공격으로 11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5명 등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5층 높이 아파트 여덟 동과 행정기관 건물 한 동, 소방차 한대도 공습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응급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그들(러시아)은 구조대를 겨냥해 한 번 더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엔 하르키우 보호두히우에 드론 공습이 이어져 최소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이번 공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위성 이미지 공유를 끊고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시작됐다고 미 ABC방송은 전했다. 미국은 군사기밀이 아닌 상업용 위성사진을 공유하는 ‘글로벌 증강 지리 정보 전달’ 사이트에도 우크라이나의 접근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정보에 의존해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 언쟁을 벌인 후 군사 정보 지원을 중단했고,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더 허술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그는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 중단을 전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그가 누구나 할 법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그 위치에 있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 몇 시간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퍼부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에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밤이 또 하루 지나갔다”며 “누군가 야만인의 요구를 들어주며 달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누군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야만인’은 푸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민간인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의 기습으로 빼앗겼던 쿠르스크 땅의 3분의 2를 탈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최근 며칠간 쿠르스크 전선에서 진격하는 데 성공을 거뒀으며 우크라이나의 보급선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토가 나뉠 수 있어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점령한 쿠르스크 땅을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전황이 바뀌며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더 밀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2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사전 준비 과정에서 미국이 러시아가 불법으로 운영하는 ‘그림자 유조선’을 감시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러시아에 대한 ‘제재’ 표현을 없애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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