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0.5%p 인상…“내년 금리 5.1% 전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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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15. 오후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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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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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4.25~4.5%…빅스텝 단행
내년 최종금리 전망 중간값 5.1%
내년에도 추가 0.75%포인트 인상할 듯
한·미 금리차 1.25%포인트 벌어져
파월 “물가안정 확신 전까지 금리인하 고려 안 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했다. 연준은 앞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씩 4연속 올리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했는데,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이 보이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준은 최종금리 수준을 5.1%로 제시해 내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美 정책금리 4.25~4.50%…15년 만에 최고치

연준은 지난 13~14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3.75~4.0%에서 4.25∼4.50%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에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고, 5월에는 금리를 0.5%p 인상했다. 이어 6월, 7월, 9월, 11월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씩 끌어올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날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기존의 0.75%p에서 0.5%p로 낮춘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풀 꺾인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7.0%)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동시에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7.3%를 하회하면서 ‘물가 정점론’에 힘이 실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화긴축의 누적된 효과와 금리 인상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시차를 고려해 FOMC는 금리를 0.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기존의 0.75%p보다 한 단계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 연합뉴스

파월 “최종금리 5.1%…내년 금리인하 고려 안해”

다만 파월 의장은 지난 두 달간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남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파른 긴축의 효과가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는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이 필요하다”며 “그 전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긴축 속도 조절은 하되, 내년까지 금리를 인상해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제는 최종금리 수준이 인상 속도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12월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를 보면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는 5.00~5.25%로 나타났다. 최종금리 중간값(median) 전망치는 5.1%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4.6%보다 높아졌다. 연준 위원 19명 중 17명은 내년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전망했고, 이 가운데 7명은 최종금리가 5.25%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최소 0.75%p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준의 이번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 결정으로 한·미 금리 격차는 1.25%p로 확대됐다. 이는 2000년 10월 이후 약 22년 2개월 만에 최대 역전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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