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의 경고…"연준, 25bp 이상 인상해야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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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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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긴축 브레이크 더 세게 밟을 위험 있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25bp(1bp=0.01%포인트) 이상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석학인 래리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나와 최근 월가를 놀라게 한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두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정한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을 가장 정확하게 예견한 인사로 꼽힌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사진=AFP 제공)


서머스 교수는 시장 일각에서 ‘연준이 다음달부터 50b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너무 이르다”며 “경제가 갑자기 멈출(sudden stop)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는 25bp 인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그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더 넓게 열어놨다. 그는 “(뜨거운 인플레이션에 맞서) 연준은 계속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만, 브레이크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만큼) 큰 정지 마찰력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브레이크를 더욱 더 세게 밟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해 이후 역대급 긴축에 나서고 있음에도 아직 정책 효과가 미미하다는 얘기다.

서머스 교수는 “(최근 뜨거운 물가·고용 보고서는) 연준이 몇 달 안에 최종금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혹은 25bp 이상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오는 5월 FOMC 이후에는 한 번에 50bp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해 들어 월가가 내놓았던 전망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시장은 이미 빠르게 50bp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5.00~5.25%로 50bp 올릴 확률을 18.1%로 봤다. 전날 15.1%에서 약간 높아졌다.

서머스 교수는 이와 함께 “연준은 지금 상황을 매우 겸손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어떤 강력한 선언들(strong pronouncements)을 통해 스스로를 가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만큼 어느 때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학문적인 자존심이 강한 서머스 교수는 이번 인플레이션을 예측했던 초기만 해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는 “판단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며 불확실성을 토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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