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벤트에도 “매력 없다”…청약통장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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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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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으로 청약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도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수능 시험이 끝난 기념으로 경품을 내걸며 수험생들의 청약통장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 유입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2836만1924명으로 전월 대비 15만6312명(-0.55%) 줄었다. 청약통장 해지자 수는 지난 7월 1만8108명(-0.06%), 8월 2만2194명(-0.08%), 9월 4만741명(0.14%)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서울지역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625만5424명에서 5개월 내리 감소해 지난달 619만5000명에 그치게 됐다. 인천·경기지역 가입자 수는 지난 9월 880만1867명에서 지난달 875만6437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방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약통장이 매력을 잃은 원인으로 분양시장 부진이 꼽힌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상향 조정으로 목돈 대출 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집값 고점 우려가 확산하면서 청약수요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가격이 높아지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예·적금 이자가 오른 것과 달리 청약통장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인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주택청약저축 금리를 1.8%에서 2.1%로 0.3%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5% 수준임을 감안하면 금리 격차가 상당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에는 분양을 받는 게 일종의 안전자산 또는 로또복권으로 여겨졌으나, 매매·분양시장 불황과 맞물려 집값이 급락하자 신규분양 메리트도 줄었다”며 “청약통장 이율이 낮은 것도 해지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수험생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약통장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청약통장을 만드는 고객에게 선물로 교환할 수 있는 응모권이나 2만원가량의 바우처를 제공했다. 주택청약은 만 19세부터 청약권이 발생하지만, 만 19세 이전에 불입한 돈도 가입 기간 최대 2년·24회차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았다”며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주택 구입을 위한 재원으로써의 청약통장 홍보와 이자율 인상·중도인출·가입 기간 유지 등 현실적인 수준의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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