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3일 채권자 설명회 호소문을 통해 "태영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에 큰 피해를 남기게 돼 줄 도산을 피할 수 없다. 국가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채권자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동의를 강하게 요청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 채권자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설명회에서 윤 회장은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1년 내내 유동성 위기로 가시밭길을 걷던 태영이 결국 흑자 부도 위기를 맞았고 창립 50주년의 영광은 고사하고 망할 처지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대로는 제가 죽어도 눈을 못 감을 것 같아 '노욕 아니냐' 등의 질타에도 염치불구하고 나섰다"며 "태영이 부도나는 것을 막고 어떻게든 기업을 살릴수 있는 길을 찾았다. 워크아웃 신청해 기업회생의 첫 걸음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고 대주단 여러분 워크아웃 승인 없이는 태영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최소화 해 태영과 함께 온 많은 분들이 벼랑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에 내몰리게 된 이유에 대해서 "건설 부동산 부침있다. 그동안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하면서 좋은 성과 거둬왔고 가능성 증명했지만 자기관리 소홀로 뼈아픈 부도 위기를 맞았다. 경영진 실책, 저의 부족"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모든 사업장 무조건 지원해 달라는 것 아니다"며 "절차대로 면밀히 실사해서 살릴 곳은 살려서 계속 사업 이어가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경우 현재 수주잔고가 12조원이고 향후 연간 3조원 이상 매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 4%로 동종업계 상위권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언론보도에서 PF 보증 9조원라는 말이 나왔지만 실제 문제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로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사력을 다해 태영 살리겠다"며 "이대로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협력사, 수분양자를 비롯해 채권단에게도 아픔과 고통 몰아 넣는 일이다. 국가 경제 치명상 입힐까봐 너무나 두렵다"고 채권단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