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올들어 584억 증가
전력주 반등 기대 매수세도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산해 17조3325억원이다. 코스피 시장 9조9175억원, 코스닥 시장은 7조4150억원 규모다. 17조원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11월 15일(17조2497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뜻한다. 주가 상승을 기대해 빚을 내 주식을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낙폭이 컸던 만큼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연초부터 강하게 유입된 가운데, 미국 트럼프발 관세 정책도 협상에 따른 변화 여지가 감지되면서 기대감에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9%, 코스닥 지수는 13%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수출 지표 하락, 정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증시가 하락했고 악재가 대부분 반영됐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력이 생각보다 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대감이 높아진 테마 업종 중심으로 빚투가 증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빅테크들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로봇주에 빚투 수요가 몰렸다. 코스콤체크(CHECK)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신용잔고는 연초 대비 584억원 증가했다. 금액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 합산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이다. 이와함께 로봇 테마로 묶이는 유진로봇(27억원), 두산로보틱스(121억원), 엔젤로보틱스(39억원), 로보스타(46억원) 등의 신용잔고도 연초 대비 급증했다.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로 불리는 업종도 빚을 낸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이 상호 방위조약을 맺은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미 해군 함정 부품 제작을 허용하는 '해군준비태세 보장법'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국내 조선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화오션은 연초 대비 신용잔고가 417억원 늘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신용잔고 증가 규모 2위 수준이다. 주요 조선주인 HD현대미포(389억원), 삼성중공업(265억원) 등에도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일제히 하락했던 전력 관련주도 신용잔고가 늘어났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수혜는 여전하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산일전기(344억원), LS일렉트릭(153억원) 등이 신용잔고 증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전력 관련 기대가 여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시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등장 이후 미국 AI 데이터센터발 대규모 전력 사용과 얽힌 국내 전력주들이 큰 낙폭을 보였다"며 "하지만, 딥시크가 큰 전력 사용 없이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일부 주장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