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콘크리트 둔덕’ 규정 스스로 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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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라이저까지 안전구역 연장’
국토부, 자체 설치기준 고시 안지켜
“안전구역 밖” 하루만에 “확인해볼것”
탑승객 179명이 숨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시설(로컬라이저)이 국토교통부의 설치 기준 고시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규정대로 안전구역을 설정했다면 ‘콘크리트 둔덕’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2년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 기준’ 제21조 4항은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점까지 공항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안전구역 내에서는 설치물에 콘크리트 등을 사용할 수 없고 반드시 부러지기 쉬운 재질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내용은 ‘항공장애물 관리 지침’(국토부 예규),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부 고시) 등에 명시돼 있다.

무안공항의 안전구역은 활주로 끝부터 259m까지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끝부터 264m 지점에 설치돼 있다. 안전구역에서 5m 벗어난 지점이다. 국토부는 이 내용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30일 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안전구역 밖에 있다”며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라는)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행 국토부 고시에 따라 무안공항의 안전구역은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점까지 5m 더 연장돼야 한다. 결국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안전구역에 포함되며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라’는 규정도 따라야 한다. 전날까지 “규정에 맞다”고 강조한 국토부는 31일 진행된 두 차례 브리핑에서 “정확한 규정을 확인하겠다”며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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