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군인, 여자는 카페’… ‘AI가 그린 한국남녀’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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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16. 오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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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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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린 20대 남녀’ 두고 갑론을박
‘남자는 군인, 여자는 카페’ 대비
과도하게 구체적인 그림에 ‘조작 논란’
커뮤니티 캡처

인공지능(AI)이 그렸다고 알려진 ‘한국 20대 남녀의 모습’이 논란이다. 남성 모습으로는 한파에 천막을 치고 훈련하는 군인이, 여성 모습으로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모습이 그려져 ‘성 고정관념’을 AI가 답습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 ‘AI가 그린 남녀’라는 제목으로 된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AI가 그렸다고 알려진 20대 남녀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첨부돼 있다. 챗GPT 4.0 등 특정 키워드를 넣으면 이에 어울리는 그림을 자동으로 그려주는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그림을 보면 20대 남성과 여성의 모습은 극단적으로 대비되게 그려져 있다. 남성은 주로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모습으로 그려졌다. 폭설을 맞으며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과, 눈이 내리는 가운데 천막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 우울한 표정으로 그려졌다.

반면 게시글에 등장한 여성들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밝게 나타났다. 커피전문점에 앉아 커피와 빵을 먹으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같은 ‘AI 그림’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실을 반영한 그림”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남녀 갈등을 부추길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그려진 그림이라는 의혹 또한 적지 않게 제기됐다.

커뮤니티 캡처

한 네티즌은 “현재 ‘20대 남성’ ‘20대 여성’이라는 단순한 키워드만으로 이렇게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만큼 고도화된 AI는 출시되지 않았다”며 “갈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키워드를 넣어 만들어낸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이 실제로 AI 그림 생성기기에 ‘한국 남자’와 ‘한국 여자’ 키워드만을 넣어 실험한 결과를 보면, 얼굴이 뒤틀리고 배경이 중국 길거리로 그려지는 등 부자연스러운 그림이 생성됐다.

기존 키워드에 더해 ‘3명 이상 인물’ ‘잘 다듬어진 얼굴’ ‘사진 같은 현실감’ ‘앉아있는’ ‘커피’ ‘총’ 등 상당히 구체적인 키워드를 십수개 반영해도 게시글같이 대비되는 그림은 생성되지 않았다.

이 네티즌은 “결과적으로 저런 그림이 생성되게 하기 위해서는 ‘붉은 머리카락’ ‘권총 홀스터’ ‘한쪽 눈을 감고 있는’ ‘양쪽 머리를 땋은’ 등 그림의 모든 부분을 겨냥한 구체적인 키워드를 넣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그림을 게시해놓고 20대 남녀의 실태를 파악한 것처럼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제기된 의혹대로, 현재 기술 수준에서 몇 개의 단순한 키워드만 입력해서 수준 높은 사진을 생성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디자인 업계에서는 ‘배경 인물만 AI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손가락이 4개 달린 사람이 만들어졌다’ ‘눈은 제대로 그려졌는데 시선은 아예 다른 곳을 보고 있게 그려졌다’ 등 AI의 불완전성에 대한 지적이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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