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양승태 1심 무죄‥"재판개입 처벌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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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6.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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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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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법정에 세워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이 시작된 지, 4년 11개월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지인 기자, 재판부가 판결 선고를 읽는 데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던데, 그만큼 내용이 많았다는 거죠?

◀ 기자 ▶

네. 오후 2시 시작한 판결 선고는 오후 6시 반에야 끝났습니다.

간략한 요지만 설명했다는 데도 4시간 반이 걸린 겁니다.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두 전 대법관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적용한 47개 범죄 혐의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법원은 먼저, 재판개입 혐의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다른 법관 재판에 끼어들 권한 자체가 없으니, 권한을 남용했다는 말도 성립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강제동원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대법관에게 "기각이 맞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도, 정상적인 논의라고 면죄부를 줬습니다.

검찰은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추진에 박근혜 정부 도움을 받으려던 거라고 봤지만, 법원은 그런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두번째, 법원행정처가 '판사 블랙리스트'를 관리한 의혹은 위법하다면서도 무죄였습니다.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게 아니라 재량껏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고, 또, 비판적 소모임을 와해시킨 과정에 양 전 원장이 공모한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를 견제하려고 동향을 수집하고, 언론 칼럼까지 대필해 준 혐의, 비자금 조성 등 비교적 사소한 혐의들까지 수뇌부가 공모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전부 무죄 판결했습니다.

◀ 앵커 ▶

사법농단 사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인데, 첫 판단이 전부 무죄로 나왔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입장을 밝혔나요?

◀ 기자 ▶

양승태 전 원장은 법원을 떠나면서 짧게 입장을 밝혔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양승태 / 전 대법원장]
"당연한 귀결이라고 봅니다. 이런 당연한 귀결을 명쾌하게 판단내려주신 재판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법원 사정을 잘 아는 양 전 원장은, 법정에 출석할 땐, 촬영이 제한된 중앙통로를 이용해 취재진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사법농단' 재판은 4년 11달, 290번 공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는데, 마지막까지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재판부가 퇴근시간 못 지킬 것 같다고 했는데, 실제 4시간 반이나 선고가 이어졌고, 중간에 10분 휴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5년 재판 끝에 완패한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히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취재: 정인학/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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