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들이 30일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이 완료될 때까지 장례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주장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발족했다.
유가족 협의회 대표 박한신씨는 현장에서 유가족들에게 협의회 발족을 발표하면서 “뒤에 계신 분들이 저희를 도와 일을 같이 할 분들이다. 얼굴 한 번 봐 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엄청난 일들을 함께 해주실 분들”이라고 했다. 그러자 현장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대표는 자신에 대해서는 “어젯밤 동생(박병곤씨)을 수습했다고 들었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며 “여러분과 같은 마음이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이 (숨진 가족을) 볼 수 있도록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20여구 정도 된다고 한다”며 “시신이 확인되기 전까지 장례 절차 등 (관련된) 모든 일이 중단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겪어봤다. 세월호 때도 그렇고 우리를 흩어지게 하면 그들의 힘은 강해진다”며 “우리가 다 같이 모여있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에게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와 관련한) 미팅을 하는 것도 될 수 있으면 멈춰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남도는 공항에서 5㎞ 정도 떨어진 무안종합스포츠파크 내 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박 대표는 “유족 대다수 의견은 (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면서 “정부에 이야기해 1층 공간 한쪽을 비워 합동분향소를 만들어달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합동분향소가 만들어지면 유족의 영정 사진을 같이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는 위패만 놓여져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많은 정당 가운데 딱 한 정당(국민의힘)만 (참사 현장에) 찾아오지 않았다”며 “179명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참사 당일인 전날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6분쯤 유가족을 찾아 위로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빨리도 온다” “최악이다” 등 고성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