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곡소리 난 '영끌' 30~40대…자산 많은 고령층 오히려 소비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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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25.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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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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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를수록 손해 본 가계 '30·40대 중산층' 다수
금리 인상으로 이득 본 계층엔 '고자산 60대' 많아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고금리에 소비 여력이 가장 많이 위축된 이들은 소득이 중상위인 30·40대 청년층으로 나타났다. 주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영끌'해 집을 사들인 청년들로 추정된다.

반면 고금리 와중에도 소비에 여유가 생긴 계층은 자산이 많은 60대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경제 전망 핵심 이슈 보고서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을 공개했다.

금리 상승은 가계의 저축을 늘리는 '기간 간 대체' 효과를 통해 소비를 줄이게 되는데, 이 효과는 가계가 금리에 얼마나 노출됐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에 연구진이 개별 가계의 금리 익스포저(노출도)와 소비 추이를 살펴본 결과, 금리 노출도가 높아 금리가 오를수록 손해를 보는 '금리 상승 손해층'은 실제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2년 소비 감소율이 10% 이상(소득 통제)으로 분석됐다.

이들 금리 상승 손해층은 주택 보유 비중이 79%에 달해 전체 가계 평균(69%)을 크게 웃돌았다. 부채 중 부동산 담보 비중도 전체(50.4%)보다 높은 58.8%를 기록했다.

나이로는 30대와 40대의 비중이 높았다. 소득은 중상층(4~7분위), 소비는 상위층(6~10분위)에 집중됐다.

집값 급등기 주택을 영끌로 사들였던 소득 중상위층 30~40대가 소비를 줄였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한은 제공)


반면 금리가 오를수록 재무적인 이득을 본 '금리 상승 이득층'은 오히려 2019년 대비 2022년에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계층은 60대, 고소득, 고자산층 비중이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동재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금리 상승 이득층의 경우 주택을 보유했지만, 상대적으로 대출이 자산에 비해 적어 금리 인상 시 오히려 이자 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가구"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은 '금리 상승 손해층'에서 가장 크고 '취약층'과 '이득층'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도 낮아지면 가계의 소비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간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물가 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30~40대의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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