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청소년들 "남자도 총리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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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이후 출생 Z세대, 메르켈만 봐 남성 총리가 생소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나요?(Kö-nnen Männer Kanzlerin?)'

요즘 독일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다. 18년째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당(기민당) 대표로 있으며 13년째 총리를 맡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사진〉이 당대표를 그만두고 총리도 현재 임기인 2021년까지만 맡겠다고 선언하자 나오는 반응이라고 한다.

사실 '칸츨러린(Kanzlerin)'은 총리를 뜻하는 독일어 '칸츨러(Kanzler)'의 여성형 명사다. 메르켈이 총리직에 앉고 나서 처음 여성형 명사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독일의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는 어릴 때부터 남성인 '칸츨러'가 아닌 여성인 '칸츨러린'만 듣고 보고 자랐다. 이들에게 '남성 총리'는 생소하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독일 청년들의 당혹감을 자세히 전했다. 율리안(13)이라는 소년은 디 벨트에 "정장 입고 넥타이 맨 (남성) 총리의 모습은 기괴하다"며 "남성은 술도 많이 마시고 고기를 많이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과 거리가 멀고 책임감도 부족하다"고 했다. 발레리라는 17세 소녀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남성이 진화론적으로 (여성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레오니(15)라는 소녀는 "쉽진 않지만 남성 총리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메르켈의 뒤를 이어 기민당 대표를 노리는 4강 후보 중 여성은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당 사무총장뿐이다. 나머지 셋은 남성이다.

디 벨트는 독일 Z세대들이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기민당 원내대표 등 기민당 대표를 노리는 남성 후보들에 대해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소셜 미디어에 적고 있다고 전했다. 18년 동안 여성인 메르켈이 맡았던 당대표 자리를 남성이 넘본다는 의미에서 '용감하다'는 뜻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au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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