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자는 “곧 랠리” 강세론자는 “위험”…美증시 전망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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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19.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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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진폭 5% 롤러코스터, 전문가들조차 정반대 예측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로이터

주식 시장에서 하루하루 롤러코스터 같은 장세가 벌어지고 있다. 전날 3% 하락했다가 이튿날 3% 오르는가 하면, 하루 중에도 주가 진폭이 5%에 달할 정도로 움직임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현기증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은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뉴욕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분명 개장 초반 주가가 급락하는 걸 보고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대폭 올라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 하고, 국내 증시 투자자들도 “하루에도 시장 색깔이 여러 번 바뀌어 개장 초반 분위기로는 당최 그날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이하 현지 시각) 최근 장세에 대해 “낙폭이 컸던 주식이 더 크게 반등하고, 반등하니 다시 매도하는 전형적인 약세장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쉽게 진화되지 않는 인플레이션, 이 때문에 더욱 강화되는 각국의 긴축 기조, 흔들리는 채권 시장과 여전한 전쟁 불안 등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은 산재해 있다. 시장 전문가들조차 전망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강세론자는 약세를, 약세론자는 강세를…혼돈의 시장

주식시장이 한창 뜨겁던 지난해에 줄곧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을 예견해 월가에서 족집게 소리를 듣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 전략가는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기술적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약세장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지만, S&P500이 4150선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17일 S&P500 지수 종가는 3677.95포인트. 이보다 1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것은 앞서 있었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최근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을 반영하며 급락했던 터라, 지난여름 반짝 반등했던 것처럼 기술적 반등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거꾸로 지난해 강세장을 외쳤던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전략가는 18일 투자자 노트에서 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하고 채권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등 자신의 투자 전략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의 매파적 분위기와 격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에 비춰볼 때, 경제에 닥칠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4800포인트로 제시했지만, 이 목표도 내년이나 돼야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또 다른 강세론자인 투자회사 오펜하이머는 연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종전 4800포인트에서 4000포인트로 낮춰 잡기도 했다.

변동성을 부추기는 요인들

채권시장에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1.5%포인트 더 올라 연말이면 연 4.5~4.75%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 전망이 높아질수록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이 연일 “허리케인이 온다”거나 “주가가 20~30%는 더 빠질 것이다” 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시장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꾸준히 나오면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17일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 9월과 10월 전반기까지 고객 카드 결제액이 10% 이상 증가했다면서, “인플레 상승으로 소비 지출이 둔화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증거를 보지 못했다. 소비는 강하다”고 밝혔다.

영국 국채시장 불안과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 등은 앞으로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통상 중간선거가 치러지고 난 후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오른 적이 많지만, 이번에도 그럴지는 미지수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고, 다음 달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확인되면 12월 금리인상 폭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S&P500이 3500선에서 잠시 하락을 멈추고 단기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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