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18차례 임단협 협상 결렬…"파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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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7.21.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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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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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노사 18차 협상에서도 이견 못좁혀
노조 측 휴가전 미타협시 8월 총파업 예고
[울산=뉴시스]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11일 오후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2023.07.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여름 파업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18차 임금협상 교섭 결렬을 계기로 앞으로는 강경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11일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기며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노조가 여름 휴가를 전후해 추가 파업에 나서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일 울산 본사에서 18차 임금협상 교섭에 나섰지만 이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HD한국조선해양 소속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3개 조선사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2023년 단체교섭 공동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이 요구안에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 교섭 태스크포스(TF) 구성, 신규 채용, 노사 창립기념일 상품권 각 50만원 지급,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5일 유급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공동 요구안과 별개로 산업 전환 협약 체결, 사회연대기금 출연, 임금체계 및 각종 제도 개편 태스크 포스(TF) 구성, 근속수당 연차별 차등 인상을 추가로 요구했다.

노조 측은 과거 회사가 조선업계 업황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조합원들이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한 만큼 3년치 일감이 쌓여있고 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인 올해에는 임금 인상폭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9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과 격려금 지급 등을 내세웠다. 업황 호황에 따라 회사 실적 회복이 이제 막 시작된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임금 상승폭을 키울 수 없다는 입장에서다.

양측은 18번 대화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교섭이 길어지자 현대중공업 등 HD현대그룹 5개사 노조원들은 지난 20일 전라남도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7월 휴가 전 타결을 사측에 촉구했다.

노조는 휴가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8월 총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0일~11일까지 여름 집중 휴가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휴가전 마지막 교섭일자인 오는 25일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총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사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지금은 수주한 일감을 차질 없이 생산해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조를 향해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자칫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가 늦어지며 선박 납기 지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발주처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선박 수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업황이 좋을 때 노조가 실력 행사에 나서는 행태를 지양해야 하고 사측은 임금 인상에 더 유연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칫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을 계기로 조선업 하투가 본격화될 수 있어 노사가 한 발씩 물러서는 모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현대중공업 9만원, 삼성중공업 8만7000원, 한화오션 8만8000원 등 조선사 빅3 사측의 임금 인상안 수준이 비슷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한 노조 게시판에는 "조선 3사가 기본급 9만원을 가이드라인으로 잡은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현대중공업은 9만원 인상을 내놓고 업계 최고 대우라고 강조한다"는 내용이 올라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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