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고북손의 포켓몬도감

1세대를 주름잡던 사기포켓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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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북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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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6. 17:55230,076 읽음





-사기포켓몬의 대명사



포켓몬 게임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기포켓몬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어떤 게임에나 밸런스를 파괴시키는 주범들은 하나씩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포켓몬스터는 유독 다른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밸런스 파괴범이 많았습니다.

가령 예를들자면 지난 6세대의 배틀 환경을 파괴한 네 마리의 몬스터를 먼저 손에 꼽을 수 있겠네요


-한캥팬새는 배틀 환경을 초토화시켰다.



지난번에 이미 한번 소개를 드렸던 이 네마리의 포켓몬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밸런스 파괴 수준을 넘어 저 네마리의 포켓몬중 적어도 한마리라도 쓰지 않으면 게임에서 이기기 어려울 정도였으니까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포켓몬들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켓몬 제작진들도 자신들이 얼마나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는지를 조금이라도 깨달았는지

7세대에 들어 한카리아스를 제외한 세 마리의 포켓몬을 전부 하향시켜 버렸습니다.


자 그렇다면 제작진들이 아주 조금 정신을 차린 포켓몬 세계에는 평화가 찾아왔을까요?

안타깝게도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6세대에 이어 7세대에서는 보란듯이 다시 새로운 사기 포켓몬들이 등장했으니까요.


-충격과 공포의 역대급 사기포켓몬 등장



이 정신나간 제작진들은 6세대에서 잘못 탄생한 세 마리의 포켓몬을 하향시킨 뒤

이번에는 '탈' 이라는 말도 안되는 특성을 지닌 따라큐를 만들어 밸런스를 한번더 초토화시켰습니다.


아무래도 포켓몬 시리즈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밸런스가 좋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쯤되면 많은 분들께서 갈수록 혼돈의 카오스가 되어가는 포켓몬 세계의 모습에 개탄하며

조금이라도 밸런스의 균형과 평화가 오갔던 기억 속에 잊혀진 머니먼 옛날을 그리워할 수도 있을텐데요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잘못된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포켓몬 세계의 밸런스는 최근 들어서 초토화가 된 것이 아니라 

무려 21년전 1세대부터 끔찍할 정도로 문제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1세대의 답 없는 밸런스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술



가령 예를 들자면 지금은 눈파티가 아니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기술인 눈보라를 살펴봅시다.

눈보라는 적당한 때에 사용하면 그럭저럭 쓸만한 성능을 보이는 아주 균형잡힌 기술이 되었습니다만,

1세대에서는 그야말로 밸런스를 초토화 시켜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성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120이라는 초고화력 데미지에 명중률이 무려 90이었고 30% 확률로 상대를 얼려버렸습니다.

여기서 가장 웃긴 것은 1세대에선 얼음 상태에 걸리면 불 타입 공격을 맞지 않는 이상 절대로 녹지 않았습니다.  

즉 눈보라를 맞으면 30% 확률로 사실상 즉사를 해버리는 것입니다.


-1세대에선 얼어버리면 다신 움직이지 못했다.



이처럼 당시 눈보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기적인 성능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사실 1세대의 경이로운 막장 밸런스를 생각해보면 눈보라의 이런 끔찍한 성능은 오히려 귀여운 편에 속합니다.


왜냐하면 밸런스라는 개념을 논하기도 우스울 정도로 1세대의 밸런스는 그야말로 막장이었으니까요.

자 그렇다면 오늘은 지금은 상상도 못할 1세대의 사기 포켓몬들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세대 최강자 켄타로스



1세대의 사기 포켓몬 그 첫번째,

그 주인공은 바로 켄타로스입니다.

사실 갑작스러운 켄타로스의 등장에 많은 분들께서 꽤나 의아한 기분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왜냐하면 켄타로스는 현재 아무도 주목하지 않으며 결코 배틀에 사용할 생각조차 안하는

말하자면 그냥 무수히 많은 흔한 포켓몬중 하나니까요.

켄타로스가 왜 쓰이지 않는지는 켄타로스의 종족값을 확인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꽤나 준수한 종족값



켄타로스의 종족값을 확인해보시면 꽤나 준수한 수치에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준수한 내구 성능과 충분히 사용 가능한 공격력, 그리고 110이라는 빠른 스피드까지,

하지만 그 모든것을 감안하더라도 켄타로스는 너무 평범합니다.


왜냐하면 이녀석보다 빠르고 강력한 포켓몬은 널렸으니까요.

성난 폭군같은 생김새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겸손한 능력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왜 켄타로스가 1세대의 사기포켓몬이라는 것일까요?

망나뇽, 잠만보같은 누가 보더라도 강해보이는 포켓몬들을 전부 제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켄타로스가 배우는 기술에 있습니다.


-파괘한다



파괴광선은 이미 대중들에게도 굉장히 잘 알려져있는 명실상부한 포켓몬 세계의 필살기입니다.

무려 150이라는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하며, 필살기에 걸맞게 한번 사용하고 나면 한턴을 쉽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파괴광선은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운용해야하는 기술이며 

그다지 좋은 기술은 아닙니다.


파괴광선에 버금갈만한 위력의 기술들은 이미 많이 존재하고,

한 턴을 쉰다는 엄청난 리스크는 턴제 게임에서 가장 극심한 패널티니까요.

잘못 사용하면 게임을 그대로 내주는 파괴광선은 양날검과도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괴광선의 연출은 극악무도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켄타로스가 파괴광선을 배우는 것이 도대체 왜 사기라는 것일까요?

이 사실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1세대의 조금 특별한 파괴광선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아야 합니다.

먼 옛날에는 파괴광선에 엄청난 부가효과가 있었거든요.


-상대를 쓰러뜨리면 한턴을 쉬지 않는다.


그 부가효과란 바로 파괴광선으로 상대를 쓰러뜨렸을 경우엔 반동이 무효화된다는 것입니다.

이 경이로운 한 줄의 문장 덕분에 당시 파괴광선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초필살기 였습니다.


상대를 쓰러뜨릴수만 있다면 무려 150이나 되는 압도적인 데미지를 매턴 난사할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한 턴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보면 어느정도 밸런스가 맞는 기술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켄타로스가 등장합니다.

이 켄타로스야 말로 파괴광선을 완성시켜주는 포켓몬이었으니까요.


-당시 켄타로스의 존재는 공포 그 자체였다.



파괴광선을 무려 자속으로 날릴 수 있는 노말타입,

100이라는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공격력,

게다가 110이라는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까지,

이 모든것을 겸비한 켄타로스는 당시 파괴광선을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난사할 수 있는 포켓몬이었습니다.


물론 파괴광선을 운영해볼만한 노말타입 포켓몬은 몇마리 더 있었습니다만,

속도와 위력 면에서 결코 켄타로스에 견줄 수 없었고,

무엇보다 빠르고 강력한 켄타로스가 판치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켄타로스에 밀려 사용될 수 없었다.



당시 1세대에는 데미지를 증폭시킬 도구도 없었고 성격보정도 없었습니다만,

켄타로스가 발사하는 파괴광선의 결정력은 요즘 시대에도 놀라운 수치인 34200 였습니다.

그렇기에 켄타로스의 파괴광선을 버틸 수 있는 포켓몬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켄타로스 한마리가 나와서 파괴광선을 여섯번 발사하면

한턴도 쉬지 않고 상대 포켓몬 여섯마리를 전부 해치우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오죽하면 2000년도 포켓몬 공식대회 준우승자는 대회가 끝난 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켄타로스는 어느 시대이건 최강입니다."
-2000년 공식대회 준우승자


그의 말대로 켄타로스는 최강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켄타로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습니다.


켄타로스는 또한 지진과 눈보라를 배웠기 때문에

파괴광선을 그나마 버틸 수 있는 딱구리, 코뿌리, 암스타 등의 바위 포켓몬도 섬멸 가능했습니다.


모두가 대회에서 켄타로스를 사용하였고

게임 양상은 양쪽이 켄타로스를 꺼내 운좋게 파괴광선을 먼저 발사하는 쪽이 이기는 치킨게임이 되곤 했습니다.


-1세대 공식 최강 망나뇽은 전혀 쓰이지 않았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공식대회에서는 모든 포켓몬의 레벨을 50으로 맞추어야만 했는데

그중에 단 한마리만 55레벨을 허용해주었습니다.


이런 기묘한 룰이 생긴 이유는 당시 최강의 종족값을 지닌 포켓몬이자

유일한 드래곤타입 포켓몬인 망나뇽이 레벨 55에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초강력한 망나뇽을 사용하고싶은 게이머들을 위해 제작진들이 딱 한마리만 55레벨을 허용해준 것이지요.


하지만 제작진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망나뇽은 빈곤하고 나약한 기술과

당시 성행하던 눈보라에 약점을 4배 찔리는 덕분에 전혀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조금 더 빠르고 강력한 켄타로스로 파괴광선을 날리기 위해

망나뇽 대신 켄타로스의 레벨을 55로 맞추곤 했습니다.


-그시절 포켓몬 배틀은 딱 이런느낌이었다.



이처럼 켄타로스는 1세대를 종횡무진했던 역사상 최악의 폭군입니다.


켄타로스의 압도적인 파괴력은 치트에 버금갔고

지금은 포켓몬 게임의 밸런스가 얼마나 막장이었는지를 논할때 무조건 등장하는 포켓몬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켄타로스의 위용은 사기포켓몬이라 불리던 메가캥카를 귀엽게 느껴지도록 만드네요.



-후딘



두번째 포켓몬은 바로 에스퍼 타입의 대표주자인 후딘입니다.


사실 처음 소개해드린 켄타로스가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후딘은 켄타로스에 견줄만한 포켓몬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딘은 충분히 강력한 성능으로 1세대를 평정했던 엄청난 사기 포켓몬이었습니다.

후딘이 그토록 사기 포켓몬으로 각광받았던 이유는 다름 아닌 '에스퍼타입' 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충격과 공포의 타입



에스퍼 타입은 전설의 포켓몬 뮤츠에게 쥐어줄만큼 말 그대로 전설적인 타입이었습니다.


특히 1세대 시절에는 포켓몬 제작진들의 무한한 애정을 듬뿍 받아

역사상 전례없는 사기 타입의 위용을 뽐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특출난 성능을 지닌 후딘은 에스퍼의 전능한 힘을 여실없이 보여주는 포켓몬이었습니다.


-당시 에스퍼타입은 공포 그 자체였다.



사실 에스퍼타입은 지금와선 그다지 메이저한 타입은 아닙니다.

후딘 또한 그다지 자주 쓰이는 포켓몬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1세대 당시 에스퍼의 위용은 그야말로 놀라울 수준이었습니다.

에스퍼타입 공격을 반감하는 타입은 오로지 에스퍼 단 하나뿐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에스퍼타입 고위력기인 사이코키네시스를 아주 일관성있게 난사할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에스퍼의 타점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공격성능을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에스퍼의 약점은 공격 기술이 전무한 벌레, 고스트 단 두개였는데

그중에서도 고스트타입은 버그때문에 오히려 에스퍼에게 무효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벌레, 고스트 타입 고위력기...
-고스트 타입을 씹는다.



이것으로 인해 에스퍼타입은 사실상 약점이 없는 타입이었습니다.

두 개의 타입을 반감하고 한 개의 타입을 무효로 하고 약점은 있으나 마나한 벌레타입 하나뿐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타입을 만든 포켓몬 제작진들의 기묘한 밸런스 철학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모든 에스퍼타입이 사람들에게 각광받으며 자주 쓰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슬리퍼 이런 포켓몬들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으니까요.

-같은 에스퍼 타입이지만 슬리퍼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에스퍼라는 전대미문의 사기적인 타입이

1세대 환경에 가장 적합했던 후딘에게 쥐어졌기 때문에

생각 이상의 엄청난 효율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후딘이 왜 그렇게 에스퍼타입 중에서도 각광을 받았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후딘의 빠르고 매우 강력한 종족값에 있습니다.


-전형적인 빠르게 치는 종족값



1세대 당시에는 빠르고 강하게 먼저 치는 것이 장땡이었습니다.

켄타로스 또한 그렇기에 가장 강력한 포켓몬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데요


후딘 또한 120이라는 압도적인 스피드로 선제공격이 가능했고

게다가 무려 135라는 비전설 1위의 절륜한 특수공격 종족값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에스퍼 공격을 반감하는 타입은 에스퍼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135라는 특수공격 수치로 난사하는 후딘의 사이코키네시스를 버틸 수 있는 포켓몬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자 여기까지만 들어봐도 후딘은 정말로 강력한 포켓몬인데요

문제는 1세대에는 에스퍼타입 만큼이나 이상한 시스템이 하나 있었습니다.

-급소율이 스피드에 따라 변한다


그것은 바로 스피드가 빠를 수록 크리티컬이 잘 터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부가효과는 스피드가 빠른 포켓몬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계산해보자면 후딘의 사이코키네시스가 급소에 맞을 확률은 무려 23% 였으며

135의 특수공격으로 발사하는 사이코키네시스가 급소에 맞으면

무려 49140 이라는 말도 안되는 수치가 나오게 됩니다.


23%는 체감상 엄청나게 잘 터지는 확률이었고 에스퍼 공격은 일관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후딘 한마리에 모든 포켓몬이 쓸려나가는 것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쿠스타도 비슷한 원리로 사기적인 성능을 보였다.



사실 후딘과 비슷한 원리로 에스퍼타입을 지닌 사기 포켓몬 한마리가 더 있었습니다.

그 포켓몬은 다름아닌 아쿠스타입니다.


아쿠스타 또한 100이라는 높은 특수공격과 115라는 빠른 스피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지전능한 에스퍼타입과 더불어 강력한 물 타입을 지니고 있었고


서브 웨폰으로 무려 10만 볼트와 냉동빔을 배웠기 때문에

아쿠스타가 격추시키지 못하는 적은 없었습니다.


1세대를 종횡무진한 후딘과 아쿠스타의 모습은 그야말로 에스퍼의 사기성을 여실없이 보여주네요


-세번째 사기포켓몬 닥트리오



자 이렇게 앞서 설명드린 세 마리의 포켓몬 덕분에

여러분들은 이미 빠른 스피드가 1세대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충분히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1세대를 종횡무진했던 닥트리오는 당시 빠른 스피드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우리들에게 한번더 보여줍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닥트리오의 등장에 정말로 의외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닥트리오 또한 1세대를 주름잡던 최고의 사기포켓몬중 하나였습니다.


-1세대 시절엔 이렇게 놀림만 받던 포켓몬이 아니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먼 옛날 닥트리오를 사기 포켓몬으로 만들었을까요?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것은 먼저 닥트리오의 엄청난 스피드와

닥트리오가 배우는 엄청난 기술들입니다.


자 그렇다면 먼저 닥트리오의 종족값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최악의 봉지내구, 그리고 빠른 스피드



보시면 아시겠지만 닥트리오의 종족값은 절망 그 자체입니다.

총합이 405밖에 안되며 체력 종족값은 무려 피카츄와 동급인 35입니다.

그야말로 역대급 봉지내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게다가 그렇다고 공격력이 그렇게 강한 것도 아닙니다.

100에도 못미치는 닥트리오의 공격력은 사용할 수는 있지만 봉지내구에 비해선 처참하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닥트리오는 의외로 120이라는 땅 타입중에 가장 빠른 스피드를 지니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결코 커버하지 못하는 전체적으로 답 없는 종족값은

닥트리오가 쓰이지 않는 이유를 여실없이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왜 1세대에선 닥트리오가 그렇게 강력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닥트리오가 배우는 몇가지 기술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베어 가르기


먼저 첫번째 기술은 바로 베어가르기 입니다.

이 기술은 보시다시피 정말 특별할게 없는 평범한 기술인데요

데미지는 70밖에 안되고 급소에 맞을 확률이 높아봤자 12.5%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잉여 기술 그 자체인 이 기술은 놀랍게도 1세대에선 최고의 사기 기술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앞서 말씀드린 급소율 때문입니다.

-스피드를 64로 나눈 수치



1세대에선 이상하게도 급소 보정 기술은 마찬가지로 스피드에 영향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계산 공식이 굉장히 이상해서 닥트리오의 스피드로 계산해보면

무려 187% 확률로 급소를 때릴 수 있게 됩니다.


즉 닥트리오의 베어가르기는 무조건 급소에 맞기 때문에

사실상 70이 아닌 140짜리 고위력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닥트리오의 빠른 스피드에서 나오는 자속 지진의 위력은 발군이었습니다.


-국민기술 지진을 자속으로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배송한다.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국민기 지진은 약점을 다방면하게 찌를 수 있는데요

닥트리오는 이런 지진을 자속 보정을 받은 150이라는 고위력으로 매우 빠르게 난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빠른 스피드 덕분에 23%라는 높은 급소율은 덤입니다.


이렇게 닥트리오는 의외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사실 닥트리오가 정말로 사기라고 불렸던 이유는 이런 기술들 때문이 아닙니다.

닥트리오는 저런 훌륭한 기술들과 더불어 정말로 극악무도한 기술을 배웠으니까요.


-일격필살 땅가르기



땅가르기는 포켓몬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일격필살 기술입니다.

일격필살은 명중만 시킨다면 상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방에 골로 보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명중률이 30으로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맞추기가 매우 힘든 도박성이 짙은 기술인데요

이 기술이 닥트리오를 사기로 만들어줬던 이유는

바로 1세대에선 일격기의 명중률이 스피드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닥트리오는 가장 빠르게 초필살 일격기를 난사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각종 대회에 필수 요소로 채용되면서

켄타로스보다 빠른 속도로 일격기를 날려 명중하면 이기고 빗나가면 지는 한판승부를 벌이곤 했습니다.


그외에도 땅가르기와 지진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스톤샤워로 요격하는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그야말로 사기 포켓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세대 한정 닥트리오는 패왕 그 자체였다.


그외에도 빠른 스피드를 지닌 수많은 포켓몬들이 쟁쟁한 강자들 사이에서 나름 선방하였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사기 포켓몬들의 압도적인 성능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명드린 사기 포켓몬들과는 차원이 다른 포켓몬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포켓몬은 유일하게 빠른 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닌,

다른 기묘한 성능으로 자신의 저력을 뽐내던 포켓몬이었습니다.


그 포켓몬의 이름은 바로 파르셀입니다.


- 충격과 공포의 파르셀



파르셀은 단단한 방어 성능을 기반으로 하는 내구형 포켓몬입니다.

그렇기에 파르셀은 한동안 그럭저럭 쓰이는 평범한 몬스터중 하나였습니다만,

몇년전 '껍질깨기' 라는 놀라운 기술을 배우게되면서 파르셀은 엄청나게 자주 쓰이는 최고의 메이저 포켓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세대 당시에는 껍질깨기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자신의 놀라운 힘을 뽐냈습니다.

그 기술은 다름 아닌 껍질끼우기입니다.


-매우 형편없는 기술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기술은 매우 형편없습니다.

명중률 85에 위력은 고작 35밖에 안되는 이 껍질끼우기라는 기술은

성공할 경우 상대를 4~5턴동안 붙잡아 교체를 막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대의 교체를 막는 기술은 조이기, 김밥말이, 회오리불꽃 등등 꽤나 흔하게 있는 기술입니다.

도대체 이런 답없는 기술이 사기 기술이라고 분류된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께서 어처구니가 없을 수도 있을텐데요


놀랍게도 이 기술은 사기 기술이 맞았습니다.

1세대 당시에는 숨겨진 텍스트가 하나 더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 기술에 걸린 상대방은 [공격이 불가능하였다.]



그것은 바로 상대의 교체를 봉쇄하는것이 아닌 공격 자체를 봉쇄시키는 효과입니다.

이 말도 안되는 기술은 한번 당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2~5턴간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그 데미지는 최소 70에 5턴간 맞출 경우 무려 175라는 데미지를 보여주는데요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껍질끼우기를 선제공격으로 당할 경우입니다.


이 경이로운 메커니즘은 파르셀에게 선제공격을 내어주는 순간 죽을때까지 껍질끼우기에 당하게 됩니다.

공격이 풀리면 다시 선제공격으로 껍질끼우기를 사용하면 되니까요.


쉽게 말하자면 파르셀은 자기보다 느린 모든 포켓몬을 무조건 이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파르셀의 스피드는 70이기 때문에 파르셀 하나만 있으면 절반 이상의 포켓몬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사기 포켓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네요..


-한캥팬새의 원조 녀석들



자 오늘은 이렇게 1세대의 사기 포켓몬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지금와서는 정말로 상상조차 하지 못할 충격적인 포켓몬들의 향연이었는데요.


막장 수준을 넘어선 초창기 포켓몬들의 답도 없는 성능은 포켓몬의 무너져내린 밸런스가

무려 21년 전부터 있었던 당연한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들에게 알려줍니다.


-에스퍼를 견제하기 위해 악타입과 강철 타입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사실 포켓몬 제작진들은 2세대부터 잘못된 밸런스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먼저 파괴광선의 반동 무효를 없앰으로써 켄타로스는 영원히 왕좌의 자리를 내놓게 됩니다.

그리고 악, 강철이라는 에스퍼를 저격하는 타입이 등장하여

에스퍼는 그후로 21년간 쭉 마이너 타입이 되고 맙니다.


파르셀은 눈보라와 껍질끼우기의 강력한 성능이 하향되며 평범한 포켓몬이 되어버렸고

닥트리오는 더이상 일격기와 급소율이 스피드에 보정받지 않으면서 마이너 포켓몬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제작진들은 성능에 문제가 있는 포켓몬들을 수정하면서 의외로 밸런스를 신경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포켓몬스터 게임은 지금까지도 밸런스에 많은 문제를 지니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깨달으려면 우리는 먼저 사기 캐릭터에 대한 관점을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사기 포켓몬은 계속해서 등장한다.



세상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게임에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사기적인 성능을 갖춘 캐릭터들이 하나씩 꼭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사기 캐릭터들이 결국 훌륭한 게임을 명작의 반열에 올리지 못하고 망하게 만들었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사기적인 성능의 캐릭터에 열광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즐겼으며

색다르고 특색있는 사기 캐릭터를 활용함으로써 게임에 재미를 느꼈습니다.


포켓몬 제작진들이 지금까지도 새로운 사기 포켓몬을 만드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변수가 없는 지루하고 시시한 게임이라는 뜻이니까요.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강력한 성능의 포켓몬들은 언제나 우리들에게 신선한 희열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고북손의 포켓몬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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